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이 일부 계열사 사장단 및 해외법인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업계에선 정몽구 회장이 최근 북미지역에 발생한 연비논란 등과 관련해 '기강잡기'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정명철 현대파워텍 부사장을 현대위아·메티아·위스코 대표로 승진시키고, 임영득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법인장(부사장)을 현대파워텍 대표에 선임했다. 또 천귀일 현대차 러시아공장 법인장 부사장을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법인장으로, 신명기 현대ㆍ기아차 품질본부장 부사장은 현대차 러시아공장 법인장으로 각각 전보 발령했다. 품질본부장에는 오병수 전자품질사업부 전무를 선임했다.
현대차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생산 및 품질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해외 생산공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부품 계열사들의 품질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북미시장 연비논란과 관련된 문책 또는 기강확립 차원의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변속기 등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현대위아의 배인규 사장이 지난 5일 전격 사임했는데, 1년도 안 되는 재임기간이나 양호한 영업실적을 감안할 때 연비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에선 원래 원 포인트성 수시인사가 많았지만 연말 정기인사를 한달 여 앞둔 시점에 계열사 대표 및 해외공장 법인장 인사를 단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그 동안 역점을 둬온 품질경영과 브랜드가치 제고노력이 연비 과장논란 등으로 중대한 도전을 받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이 다시 한번 내부기강을 다잡는 차원에서 이같은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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