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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바뀐다고 지레 재수 겁내지 말고 소신 지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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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바뀐다고 지레 재수 겁내지 말고 소신 지원을"

입력
2012.11.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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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2 학생이 치르게 될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에서 모두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현 수능 수준)으로 나뉘어 2개 중 하나를 선택해 치러진다. 수능 A, B형 문제의 난이도 격차가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고 변화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어, 올해 수험생들이 가능한 한 재수를 피하기 위해 하향지원하겠다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 하지만 입시전문가들은 "수능체제가 바뀐다고 해서 재수를 기피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무조건 하향지원할 것이 아니라 지원기회를 안배해 소신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내년 수능 시험의 개편내용과 그에 따른 전략을 입시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알아봤다.

재수 겁내지 말고 소신지원하라

상위권 학생들은 사실상 수능체제가 변화한다고 해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ㆍ내신보다 대학별 고사에서 당락 여부가 결정되던 기조가 계속될 전망이다. 입시업체 하늘교육이 2012학년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5곳의 합격생 1만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합격생들의 내신ㆍ수능 평균을 모두 충족하고도 떨어진 지원자가 전체 지원자의 68.5%에 달했다. 즉, 상위권 학생들의 합격 여부에 수능ㆍ내신 이외 평가의 비중이 높았다는 얘기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어차피 상위권은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서 결판이 났고 내년에 수능이 달라진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위권이나 하위권 학생들은 오히려 재수생이 유리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수능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계는 국어에서 쉬운 A형을 반영하는 대학들이 많기 때문에 수능 국어를 준비하는 부담이 크게 준다. 탐구영역에서 선택과목이 한 과목 줄어드는 것도 재수생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국ㆍ영ㆍ수 중 쉬운 유형을 두 개 선택하는 학교에 지원한다면 합격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위권도 마찬가지다. 수시가 계속 확대되는 분위기에서 쉬운 유형의 과목을 두 개 이상 요구하는 대학을 목표로 잡고, 수능에서 기본 개념 위주로 학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성적 때문에 하향지원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년 제도가 바뀌는 것 때문에 재수를 기피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자연계열의 일부 교육과정이 달라지고, A, B형의 난이도 차이가 아직 유동적이라는 점이 변수다. 임성호 대표는 "지금까지의 수능도 시험마다 문제 난이도가 목표대로 출제되고 있지 않아,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며 "내년 6월 모의고사 이후 난이도가 확실해지면 반수생들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비 수험생들 목표 대학부터 정해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서울 소재 대학은 인문계열에서 국어ㆍ영어 B형, 수학 A형을, 자연계열은 국어 A형, 수학ㆍ영어 B형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예비수험생들은 가급적 빨리 진로를 정하고 지망대학ㆍ학과를 구체적으로 정해 해당 대학의 요구 유형에 맞게 공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문계의 경우 기존 수리 영역에서도 상대적으로 쉬운 수리 가형을 선택해 왔기 때문에 AㆍB형 도입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연계열 학생들은 쉬운 A형 국어점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부담이 준다.

문제는 중상위권 주요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학들이 아직 A, B형 반영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점인데, 어려운 수능을 준비해야 할지 쉬운 유형을 준비해야 할지 경계에 있는 학생들이 없지 않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일단 어렵게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다가 난이도 전망이 확실해진 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국어는 1점짜리 문항이 없어지고, 3점짜리가 10개로 늘어난다. 문항 수가 주는 대신 지문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긴 지문에 대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A형은 교과서를 심층적으로 학습하면 고득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B형은 수능 기출 문제를 문학ㆍ비문학 등 영역별로 심화학습하고, 어법ㆍ어휘 등도 철저히 공부해야 한다.

영어는 5문항이 줄고 듣기평가 문항이 늘어나 듣기의 비중이 커졌다. 한 지문을 듣고 두 개의 문제를 푸는 세트형 문제도 새롭게 등장한다. 지난 5월 모의수능 분석 결과, A형은 실용적 지문이 많고, B형은 기초 학문 관련 지문이 많았다. 빈 칸 추론 문제가 A형은 3개로 줄었고 B형은 예전처럼 6개 나왔다. 입시컨설팅 전문 공부의자세 공형철 대표는 "영어에서는 듣기평가의 비중이 커져 더 많은 학습량을 필요로 하고, 독해는 종전과 비슷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탐구과목 역시 선택 과목이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축소돼 부담이 줄어든다. 사회탐구에서는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 윤리와 사상,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세계지리, 사회ㆍ문화, 법과 정치, 경제 등 10과목 중에서, 과학탐구에서는 물리Ⅰ, 화학Ⅰ, 지구과학Ⅰ, 생명과학Ⅰ, 물리? 화학Ⅱ, 지구과학Ⅱ, 생명과학Ⅱ 등 8과목 중 각각 최대 2과목을 선택한다. 직업과목은 17개 과목에서 농생명산업, 공업, 상업정보, 수산ㆍ해운, 가사ㆍ실업 등 5과목 중 최대 1과목을 선택하도록 바뀐다. 5교시에 치러지는 제 2외국어·한문에서는 기초 베트남어 과목이 추가된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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