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아무리 힘이 없다고 병원이 고객을 이렇게 무시해도 됩니까"
지난 9월 26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고 나오던 박모(47ㆍ여)씨는 자신의 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병원 주차장에 세웠던 자신의 자동차가 범퍼부터 운전석 문짝까지 전체가 부서졌고 그 곳에는 파란색 페인트가 잔뜩 묻어있던 것.
그는 이 병원 주차요원의 안내를 받고 주차했던 터라 병원 측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항의했으나 냉대뿐이었다.
병원과 주차요원은'미안하다'는 사과 대신 "사고 현장이 유료가 아닌 무료 주차장이어서 보상해 줄 수 없다"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는 자신의 차 옆에 있던 파란색 1톤 화물트럭이 의심스럽다며 폐쇄회로(CC)TV를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등 3시간 넘게 사정했지만 허사였다. 화가 난 그는 익산경찰서를 찾아가 뺑소니로 신고했다.
그는 이날 이후 수 차례 병원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주차장은 외부업체가 운영하니 병원과는 별개다'는 답만 받았다.
특히 익산경찰서 교통계는 '직원이 부족하다','병원 측이 협조를 하지 않아 수색영장을 발부 받아야 하니 기다려라'등 이리저리 핑계만 대고 사고처리를 하지 않았다.
참다 못한 그는 지난달 한국소비자보호원과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억울함을 호소했고이들 단체에서 '차량 사고의 80%가 대학병원이 책임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CCTV만 확인해도 사고차량을 쉽게 잡을 수 있는데 병원과 경찰이 무시하고 있다"며 "힘없는 서민의 설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법원에 판결을 받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는"병원 규칙상 피해 당한 곳이 유료가 아닌 직원들 주차장이다 보니 보상 규정이 없고 수색영장이 없으면 CCTV도 함부로 볼 수 없다"며"피해자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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