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30)이 내년 시즌도 사자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를 호령한다.
일본 진출에 대해 강한 열망을 드러냈던 오승환은 12일 송삼봉 삼성 단장과의 면담을 갖고 국내에 잔류하기로 했다.
삼성의 동의가 있을 경우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FA(자유계약선수) 7년 차인 오승환은 좀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해 일본 무대를 노크할 계획이었지만 삼성 구단의 설득에 결국 잔류를 선언했다.
송 단장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이루려면 오승환이 꼭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오승환도 구단에서 1년 더 뛰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1년 후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오승환에게 내년 시즌이 끝난 뒤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내년에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4년제 대졸 선수에게 FA 취득 자격을 1년 단축하는 야구규약에 따라 풀타임 8년차를 맞는 내년 시즌 후 FA가 된다. 규약을 보면 8년차 FA는 국내에서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해외에 나가려면 9년차 FA가 돼야 한다. 결국 오승환이 팀을 내년 한국시리즈 3연패로 이끌더라도 삼성의 허락을 받아야 일본에 갈 수 있다.
그 동안 오승환과 삼성 구단은 해외 진출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해선 오승환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2005년 데뷔 이후 4차례나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오승환은 30대인 나이를 감안, 내년이 해외 진출의 적기로 판단해 일본 진출을 노렸다.
오승환은 SK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팀을 정상으로 이끈 뒤 구단과 해외 진출에 관한 본격적인 얘기를 할 생각이다. 이번에 꼭 일본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승환은 일본 진출에 다리를 놓겠다는 에이전트들의 전화를 수없이 받았다. 최근에는 일본 소식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에게 해외 진출을 도와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오승환의 일본 진출은 삼성 구단의 허락만 있으면 가능했다. 이대호(30)가 뛰고 있는 오릭스가 오승환의 영입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오릭스는 지난 8월 한국을 찾아 영입 대상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오릭스에서 코치를 지냈던 김성래 삼성 수석코치에게 "당장 오승환을 영입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구단의 끈질긴 설득에 일본 진출의 마음을 접었다. 내년 시즌 해외 무대를 밟을 수는 없지만 팀의 첫 한국시리즈 3연패를 위해 다시 힘을 모으기로 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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