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계에서도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부산 경찰청 수사2계는 국내 아마추어농구대회에서 수년간 억대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대한농구협회 관계자와 소속 심판 및 일선 학교와 실업팀의 감독, 코치 및 학부모 등 151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대한농구협회에 가입된 팀의 40% 이상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이다. 이로부터 며칠 뒤 한국농구연맹(KBL)의 심판 한 명도 구단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로써 프로축구, 프로배구, 프로야구에 이어 프로농구까지 우리나라 4대 스포츠 모두 승부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3월 프로축구 선수 47명이 승부 조작에 가담하여 영구 제명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4월에는 600만 명이 넘는 관중을 기록하는 우리나라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에서도 승부조작 정황이 드러나 선수 2명이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평소 스포츠 경기를 즐겨보는 나로서도 이러한 뉴스가 들려올 때마다 안타까운 감정을 숨길 수 없다. 가장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할 스포츠 경기에서 이렇게 돈을 전제로 한 승부조작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해결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아마추어 스포츠계에서는 심판의 열악한 처우가 승부조작을 야기한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아마추어 경기 심판의 평균 월급이 채 200만원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정도 급여로는 생계를 제대로 꾸려나갈 수 없기 때문에 팀의 고위 관계자나 학부모들의 돈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 경기에서는 경기 결과가 학생들의 대학 진학과 관련 있기 때문에, 학부모나 감독들의 승부 조작 가담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프로 스포츠계에서는 왜 승부조작이 일어나는 것일까? 큰 경기일수록 더 큰 액수의 돈이 오가기 때문이다. 스포츠 불법 도박과 관련된 브로커들의 끈질긴 유혹이 이어지면서 마음 약한 선수나 심판이 큰돈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프로경기나 국제 대회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대규모 승부조작에는 대부분 브로커들이 개입되어 있다. 이러한 브로커들의 불법적인 행동을 막지 않는다면 승부조작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한 순간에 추락시킬 수 있는 승부조작 행위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일까? 먼저,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심판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공정함을 필수로 하는 스포츠 정신을 훼손하는 행위가, 자신들을 응원하는 자에게 얼마나 큰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승부조작에 관련될 경우에는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는 것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현재 프로계의 원칙인 영구 제명뿐만 아니라, 높은 처벌 수준으로 선수나 심판들이 승부조작에는 아예 손을 대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승부조작을 유도하는 학부모들이나 팀의 감독 그리고 브로커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승부조작 사건이 학생의 인생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확실한 단속만이 스포츠계에 만연한 승부조작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은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한 선수들에게 큰 격려를 해주어야 한다. 승자만 기억하고 패배 한 선수들에게는 관심조차 주지 않는 우리나라 사회의 '1등 우대' 인식이 선수들로 하여금 승부에 집착하게 하고, 이러한 승부조작에 가담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기사를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면서, 승부조작뿐만 아니라 각종 비리나 로비에 어느 누구나 쉽게 노출될 수 있음을 깨닫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는 우리나라 사회가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주의에 얼마나 빠져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더 이상 승부조작 뉴스가 들려오지 않기를 바라며, 프로경기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경기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정상엽 서울 노원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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