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0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는데도 매매가가 떨어지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말 끝나는 취득세 감면 혜택에 차기 정부의 불확실한 부동산 정책방향까지 겹쳐 내년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3월 이후 계속 줄던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건수(신고일 기준)는 9월 2,122건에서 10월 3,944건, 11월 현재 1,250건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그러나 매매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취득세 감면이 확정된 9월 24일 이후 6주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 114 조사결과 하락률은 0.02%(9월 28일)에서 갈수록 커져 이달 9일엔 0.06%를 기록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삼성래미안2차 133㎡형은 3,000만원 떨어진 6억 1,000만원~6억 9,000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등 서울 지역 주택가격은 11월 들어 한 주 만에 1,000만~3,000만원이 하락했다. 반짝 상승세를 탔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 역시 떨어졌다. 전용면적이 36㎡인 개포주공 1단지의 매매가는 10월 중순 6억1,500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초 5억8,000만원으로 부동산 대책 시행 전과 비슷해졌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다. 아파트 거래 증가도 싼 값에 나온 급매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주택거래량 증가가 주택시장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국내외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주택 거래시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얼어붙을 수 있다"고 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도 "주택 가격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최근엔 거래된 주택보다 가격을 낮춰 시장에 내놓는다"며 "가격을 낮게 책정한 급매물이 시세를 형성하면서 주택거래가 늘어도 매매가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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