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시장을 떠받치는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가 부익부 빈익부의 수렁에 빠졌다. 이동통신업계는 "갈수록 높아지는 단말기가격을 통신사들이 보조금으로 보전해 결과적으로 제조사 배만 불려주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46.4% 감소했고, LG유플러스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KT도 통신 부문 영업이익이 19%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에서 휴대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132% 급증했고 LG전자의 MC(모바일 컴뮤니케이션즈)본부는 흑자 전환했다. 이동통신사들은 갈수록 이익이 줄어들고, 휴대폰 제조사들은 늘어나는 양상인 것이다.
이동통신사들은 이 같은 양극화의 원인이 높아지는 단말기 가격에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주요 스마트폰의 가격은 대부분 80만원 이상으로 일반 휴대폰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인데, 비싼 스마트폰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동통신사와 휴대폰제조사 간의 빈익빈 부익부는 심화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열린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보조금으로 시장이 혼탁해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비싼 단말기 가격"이라며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를 유치하려고 보조금으로 단말기 판매가를 낮추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동통신사들은 보조금 과당경쟁으로 방통위의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편법 보조금 경쟁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이 서비스를 담당하는 이동통신사업자에게 있었는데 스마트폰 등장 이후 이젠 휴대폰 제조업체가 지배하는 시장이 됐다"며 "스마트폰 시대엔 소비자들이 이동통신사 보다는 단말기 위주로 선택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구도가 삼성전자와 애플 양 강 체제로 굳어지면서 이동통신사들은 제조사가 물량을 주지 않으면 속수무책으로 기다려야만 하는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장으로 데이터량이 폭주하면서 통신사들로선 네트워크 투자를 더 해야 한다. 이익은 줄어드는 데 투자액은 늘어나는 이중고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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