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42)은 역시 예능의 강자였다. 1년여 만의 방송 복귀 첫 무대인 10일 SBS '스타킹'은 자체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고 MBC '무한도전'까지 앞질러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로 우뚝 올라섰다. 그는 지난해 9월 세금 과소납부 논란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었다.
강호동은 이날 방송을 가수 노사연의 '만남'으로 시작했다.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그는 "공백기를 가지면서 결과와 상관없이 방송을 한다는 자체만으로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마음 속으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강호동은 복귀 첫 무대여서인지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의 공백을 대신해 진행을 맡아왔던 붐과 이특이 "첫 코너는 피아노 치는 씨름인, 노력은 했지만 탈락"이라고 짓궂은 장난을 치는데도 강호동은 두 진행자 뒤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독설이라도 던졌겠지만 그저 웃기만 했다. 또한 발달장애 1급 피아니스트의 어머니가 감정이 격해져 눈물을 보이자 따뜻하게 위로하고, 탈락자들을 격려하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존 예능에서 보여주던 다소 폭력적인 악역은 뒤로 한 채 감동이 적절히 배합된 '스타킹'을 복귀작으로 정한 그의 선택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스타킹' 전국 가구 시청률은 16%(TNmS 기준)로 전주 대비 5.5% 수직 상승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15.9%)보다 높을 뿐 아니라 같은 시간대에 방송한 MBC '무한도전'(14.9%)을 뛰어 넘는 수치였다. 이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오랜만에 보약을 먹은 것처럼 에너지가 팍팍 느껴진다'(조용대) '힘차면서도 정겨운 목소리를 들으니 기운이 나고 위안이 된다. 역시 국민 MC 강호동'(안현경) 등 그를 반기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계속 방송에 나오지 않는 것이 진정한 반성이다'(안일호) '내가 볼 때는 전혀 반성한 기미가 없다'(김주완) 등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강호동은 29일 MBC '무릎팍 도사', 내년 초 KBS 신설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상파 3사에 순차적으로 복귀할 계획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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