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초고속 레이저로 뇌 인지 측정 아바타 로봇도 꿈꾸는 탐험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초고속 레이저로 뇌 인지 측정 아바타 로봇도 꿈꾸는 탐험가"

입력
2012.11.11 12:02
0 0

한준구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가 '바이오 광학 센싱 분야의 올 라운드 플레이어'라고 추천한 김지현(40) 경북대 전자공학부 교수가 김창석(39) 부산대 나노융합공학과 교수를 '레이저 헬멧을 쓰고 아바타 로봇 조종에 도전하는 탐험가'라고 소개했다.

내가 김창석 교수를 처음 만난 건, 8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백크만 레이저연구소에서다. 백크만 레이저연구소는 의료용 레이저 기술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연구소다. 나는 당시 연구소에서 가장 주목받는 과학자로 꼽히던 김 교수에게서 바이오 광학 센싱 기술을 전수받았다. 그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재빨리 구현하고 논문으로 발표하는 실력자인 동시에, 항상 겸손함을 잃지 않는 인격자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존스홉킨스대에서 의공학을 전공한 뒤 2005년 귀국해 부산대 나노융합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뇌 인지 공학에까지 연구를 확대하고 있는 학구파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뇌 인지 공학은 인간의 뇌가 인지하는 대용량의 신호를 빠르게 측정∙분석해 뇌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연구하는 분야다.

김 교수는 레이저 기술을 뇌 인지 공학에 접목해, 아바타처럼 생각만으로 로봇을 조종하는 새로운 인지메카트로닉스 분야로 융합하고 있다. 기존에는 뇌 인지 신호를 측정∙제어하기 위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이나 뇌전도(EEG) 같은 자기∙전기 기술을 사용했는데, 이 방법으로는 대용량 뇌 인지 신호를 실시간 분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수백 테라헤르츠에 해당하는 레이저 기술을 이용하면 대용량의 신호를 빛의 속도로 빠르게 측정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의 지식을 국내 기술에 적용하기 위해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orld Class University)' 연구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는 이를 성공리에 마치기 위해 부산과 미국을 수시로 오가며 국제 공동실험과 연구에 온 힘을 기울였고, 그 결과 마침내 세계 최고 속도의 광섬유 레이저를 개발했다. 이 특수 레이저를 이용한 레이저 헬멧은 고속 파장 가변형 광신호를 뇌 피질에 확산시켜 3차원 뇌 인지 지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제어한다. 이는 김 교수가 지난 15년간 혼신을 기울여 온 초고속 레이저 기술이라는 핵심 원천기술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광섬유 레이저는 미국과 독일, 일본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분야인데, 김 교수 팀은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 기록인 1MHz 급 초고속 광섬유 레이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 교수에게 어떻게 이런 기발한 융합 아이디어와 연구성과를 내느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운이 좋아 우연히 그렇게 되었습니다"라고 답한다. 하지만 그 동안 옆에서 지켜본 바로, 그것은 태평양을 숱하게 건너 다니며 얻어낸 귀한 노력의 결과임을 잘 알고 있다. 오늘도 그는 우리나라가 아바타 로봇 제어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태평양을 넘나들며 새로운 융합 기술을 탐험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