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삼 KEPCO 감독은 지난달 29일 열린 2012~13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팀이 지난해 좋지 않은 일(승부조작 파문)로 망가져서 선수를 영입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래도 러시앤캐시 드림식스한테 만큼은 지지 않겠다. 올해 새로운 라이벌로 불러달라"고 말했다.
KEPCO가 11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흥 라이벌 러시앤캐시와의 경기에서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 추크(29)의 활약에 힘입어 3-2(28-26 22-25 29-31 25-22 15-11)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10연패(상무전 부전승 제외)의 사슬도 함께 끊었다.
승부처는 4세트였다. 세트 스코어 1-2로 뒤지던 KEPCO는 4세트 19-19에서 방신봉이 속공을 성공시켰고, 상대 박진우의 속공을 방신봉이 블로킹으로 잡아내면서 한 발 앞서갔다. 방신봉은 관중석을 향해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면서 포효했고, KEPCO 선수들도 함께 환호했다. 이어 김진만이 오픈 공격을 상대 코트에 꽂아 넣어 승기를 잡은 KEPCO는 24-22에서 신경수의 속공으로 4세트 따냈다.
KEPCO는 5세트에서도 에이스 안젤코의 공격이 불을 뿜어 경기를 가져왔다. 안젤코는 11-10으로 앞선 막판 강력한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곧바로 상대 다미의 오픈 공격이 벗어나면서 점수차를 벌린 KEPCO는 14-11에서 신경수가 속공을 성공시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안젤코는 양 팀 최다인 41점(서브 득점 4개, 블로킹 2개)을 올려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레프트 김진만(18점)과 센터 방신봉(9점)도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신춘삼 감독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경기를 해야 한다. 선수 수급 핑계대지 말고, 있는 선수 자원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안젤코는 "많은 전문가들이 우리를 최하위로 꼽았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우린 단지 매 경기 1승을 거두기 위해 100%의 전력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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