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밋 롬니(65)는 7일 새벽 패배 시인 연설을 한 직후 참모들에게 "여러분은 내 마지막 정치 유세를 지켜봤다"면서도 "내가 세상의 관심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0일 롬니에게 단 하나를 제외한 모든 가능성의 문이 열려 있다고 보도했다. 스스로도 시사했듯 그에게 닫힌 단 하나의 문은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롬니는 과거 낙선자들과는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IHT는 롬니가 기업의 로비스트로 활동한 밥 돌이나 슬럼프를 겪다가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처럼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존 매케인이나 존 케리처럼 돌아갈 상원의원 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롬니는 어떤 식으로 세상의 관심을 계속 끌 수 있을까. 우선 저술에 몰두할 가능성이 있다. 롬니는 선거운동 기간 꾸준히 일기를 썼는데 이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는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을 성공시킨 경험을 책으로 펴낸 경험도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인 금융계로 돌아가는 방법도 있다. IHT는 롬니가 선거에서는 졌지만 금융가와 투자가로 쌓은 명성에 금이 간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롬니는 실제로 2008년 공화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헤지펀드회사 타이거매니지먼트로부터 연봉 3,000만달러에 영입 제안을 받기도 했다. 모르몬교도인 그가 교단에서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정책개발 재단을 설립하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968년 공화당 경선에서 진) 롬니의 아버지는 패배자가 아닌 민권운동가로 기억된다"며 "여전히 활동적인 롬니도 자신만의 유산을 준비할 때가 됐다"고 전했다.
롬니가 당장 집중하는 일은 참모들의 앞날이다. 롬니는 패배 후에도 매일 캠프에 들러 400명에 달하는 대선 참모들의 퇴직금을 준비하고 일자리를 찾아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편 개표가 지연됐던 플로리다주에서는 10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50%의 득표율로 49.1%를 얻은 롬니에게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가 플라리다에서 선거인단 29명을 추가함에 따라 최종 선거인단 확보 수는 332명(오바마) 대 206명(롬니)이 됐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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