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시작이자 중심이었던 포털들이 모바일 쓰나미에 휘청거리고 있다. 모바일에 안착한 포털들은 그나마 건재하지만, 모바일 부문이 뒤쳐진 포털들은 갈수록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포털 가운데 NHN(네어버)만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고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는 영업이익이 줄었거나 아예 적자를 기록했다.
다음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영업이익이 2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줄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이날 실적을 공시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120억원 적자를 내 2분기보다 적자폭이 더 늘어났다.
이에 비해 앞서 실적을 공개한 NHN은 3분기에 매출 5,955억원, 영업이익 1,566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보다 매출은 12.5%, 영업이익 4.3% 증가했다.
승부는 모바일에서 갈렸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모바일 광고 수요는 늘어난 반면,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서 보기 답답한 배너광고나 온라인 게임 등 다른 사업은 3사 모두 마이너스 아니면 소폭 성장에 그쳤다.
NHN이 그나마 실적이 호전된 건 스마트폰에 맞춘 서비스를 강화했기 때문. 현재 NHN은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를 하나하나 쪼개 앱으로 제공한다. 즉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네이버 지도, 네이버 검색 등 이용자들이 자주 쓰는 서비스를 한 번의 손동작으로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화했다. 그만큼 어떤 앱을 이용하도 네이버 이용률은 올라가게 되어 있으며, 각종 모바일 광고를 붙일 수 있는 창구도 늘어났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유선의 지배력을 모바일로 그대로 옮겨갈 수 있었다. 스마트폰에서 네이버를 이용하는 비중은 연초 34%에서 10월말 현재 무려 47%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NHN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는 검색 광고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7.7% 늘어났다.
지난해 발 빠르게 내놓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공도 한 몫 했다. 라인은 전세계에서 7,000만명이 이용하면서 3분기에 10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 분기 보다 140% 성장했다.
다음은 모바일 음성검색을 내놓는 등 NHN보다 모바일 분야에 먼저 진출했지만 서비스 확장이 늦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음의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은 라인보다 앞섰지만 가입자가 2,300만명에서 멈춘 지 오래다. 이로 인해 모바일 광고매출이 부진해졌고, 결국 실적개선은 뒷걸음질치게 된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모바일 대응이 가장 늦은 탓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음과 SK커뮤니케이션즈는 모바일 서비스 대응을 제대로 못하면서 네이버가 갖고 있는 유선인터넷의 지배력을 모바일에서 차단하는데 실패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의 모바일 이용률은 매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포털들에게는 이 같은 변화가 새로운 승부를 걸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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