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부르고 재산이 많아도 왜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갖지 못해 안달 할까. 필요한 만큼 가지고도 왜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넘쳐 날까. 행복이란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불교적인 대답을 담은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별명을 가진 프랑스인 티베트 승려 마티외 리카르(66)의 와 티베트 불교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 받는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37)의 다. 두 승려 모두 불교 명상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에 적극적이고 명상과 뇌과학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작업에도 참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리카르 스님은 불교의 논리를 곁들여 행복과 명상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불교에서는 눈에 보이는 세계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한한 원인과 조건들이 뒤얽힌 결과로 본다. 모든 것은 '관계'이며, 홀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런 근본 개념을 이해하고 내면화할 때 우리는 만물의 본성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깨달음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런 깨달음을 얻어야 '불행'의 큰 원인이 되는 혼란스런 감정을 벗어날 수 있다. 그는 참깨 한 알 한 알이 다 참기름을 갖고 있듯이 '모든 존재는 완벽에 이를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자기 안에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행복은 이 같은 '내적 실현의 상태이지 외부로 향하는 무한한 욕망들의 실현이' 결코 아니라고 거듭 말한다. 2000년대 중반 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던 책을 저자의 방한에 맞춰 표지만 바꿔 재출간했다.
에서 린포체는 명상은 무엇인지, 그것을 통해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지, 명상의 효과 나아가 불교 이론은 심리학, 물리학 등 현대과학의 연구로 어떻게 입증되고 있는지를 다양한 일화를 곁들여 알기 쉽게 들려준다. 와 비슷한 내용이지만 실제 명상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신발 없이 산을 걸어 다녀 발이 아팠던 유목민이 그 고통을 피하기 위해 주워온 동물 가족으로 길을 덮어나갔다.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그러다 어느 날 작은 가죽 몇 조각으로 자신의 신발을 만들 생각을 해냈다. 린포체는 세상의 모든 갈등과 부정적인 생각을 해결하려 드는 것은 온 세상을 가죽으로 덮으려는 유목민과 같은 것이라며 '사랑으로 가득한 평화로운 마음을 키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명상은 '마음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그것들을 다만 지켜보는 것'이라며 그는 그때 명상을 하는 사람이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두 책 모두 물질적인 풍요가 행복을 가져올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마음을 응시하며 다른 모든 존재에 대한 동질감을 키워 나가는(자애ㆍ자비) 것이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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