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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에세이] '최대다수의 최대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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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에세이] '최대다수의 최대진실'

입력
2012.11.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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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끊임 없이 행복을 추구한다. 나는 계속 불행하고 싶다고 주장한다면 정상일 수가 없다. 행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우리는 행복의 조건을 소득과 소유에서 찾는다. 그러나 행복과 소유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가난해서 행복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부유하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아무 것도 없는 데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가져도 불만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리주의자들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부와 소유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그 상관관계를 무시하기도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국민 평균 소득은 대부분 2만 달러가 넘는다. 그리고 행복지수는 다들 높은 편이다. 겉으로 보면 국민소득과 국민 행복지수는 밀접해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인데도 OECD국가들보다 행복지수나 만족지수가 훨씬 높은 나라들이 있다. 방글라데시의 국민소득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지만 다수 국민들이 그 가난 때문에 불행하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 결과 수년간 최빈국 방글라데시의 국민들이 이 지구상 어떤 국민들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다. 지난해 새로 행복지수1위 국가에 오른 부탄도 흥미롭다. 개인 소득은 1만 달러 이하의 수준이지만 역시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OECD국가 중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다. 불행하다고 여기며 불만족에 분노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늘고 있다는 것도 어려움이다. 중산층이 해체되고 있는 세계적 추세를 감안하면 한국민의 행복지수가 속히 개선될 기미는 없다. 1960년대 이후 줄곧 잘 살아보자고 온 국민이 한 목소리로 외치면서 달려왔지만 과연 잘 사는 것이 어떤 삶인지 묻고 또 묻기에 이르렀다. 웰빙 시대라고 하지만 정말 어떻게 사는 것이 웰빙인지 궁금하다. 이제 가질 만큼 가졌으니 건강을 더 돌아보아야 한다는 말인지 소득을 더 균등하게 해서 전 국민의 불만과 불평을 가라앉히자는 것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분명한 것은 불행과 불만이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행복과 만족 지수가 이렇게 차이를 보이며, 비슷한 소득에도 불구하고 불행과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은 대체 무엇 때문일까. 그 비밀은 곧 신뢰지수에 있다. 믿을 수 있다는 것이 소득과 소유보다 더 큰 자산이기 때문이다. 가족 간에 믿을 수 있고, 이웃 간에 믿을 수 있고, 직장 동료들 간에 믿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사람을 만족하게 하는지 대부분 주목하지 않는다. 고기가 집에 가득한 집보다 웃음이 가득한 집이 더 낫지 않은가. 형제가 다투지 않고 아름답게 화합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세상에 아무리 많은 일을 하고 살아도 서로 사랑하고 사는 일에 비할 바가 아니지 않은가. 이 모든 것이 다 상호 신뢰에 달린 일이다.

오바마와 시진핑의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온 세계의 화두가 경제라는 데 이견이 없다. 비관과 낙관은 끝없이 엇갈린다. 내달에 선출될 한국 대통령에게도 경제성장의 짐은 한없이 무거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잊어서는 안 된다. 인류 역사를 관류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 최대다수의 최대소유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보장해준 적은 없다. 늘 신뢰가 사회 기초를 이루었을 때가 건강한 사회, 행복한 사회였다. 언제나 불신이 가득했을 때가 병든 사회, 불행한 사회였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은 최대다수의 최대진실에 달렸다. 신뢰를 쌓는 것이 부를 쌓는 것보다 늘 지혜로운 선택이다. 언제나 신뢰가 불신을 이긴다. 영원히 진실이 거짓을 이긴다.

조정민 온누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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