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소송에서 애플에 유리한 평결을 내린 배심원장에 대해 과거 소송경력을 숨겼는지 여부를 조사한다.
9일(현지시간) 미국 IT전문매체 시넷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다음달 6일 열리는 공판에서 벨빈 호건 배심원장이 지난 8월 공판 당시 과거 소송 경력을 감췄는지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 판사는 "배심원장이 은폐한 정보가 실제 위법행위와 관련 있는지 고려할 것"이라며 "이는 애플이 배심원장의 과거 소송경력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는지 털어놓아야 할 의무를 가졌는지 와도 얽혀 있다"고 덧붙였다.
호건이 주도한 배심원단은 지난 8월24일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에서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으며 이에 따라 10억5,185만달러(약 1조2,000억원)를 지급하라는 일방적 배상평결을 내렸다. 하지만 호건이 지난 1993년 삼성전자와 우호관계인 시게이트와 소송을 벌였던 경력을 선서 때 밝히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삼성 측의 거센 반발을 샀다.
재판부가 호건의 비행여부를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다음달 법원의 최종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배심원단의 편향성이 문제된 만큼 판결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과 "판사가 배심원단의 최초 결정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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