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의회 해산요구를 줄곧 거부해온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연내 중의원(하원) 해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일본 언론이 9일 보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 등에 따르면 노다 총리는 이달 하순에서 내달 중순 사이 중의원을 해산하고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총선거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노다 총리는 8월 초 '가까운 시일 내 총선 실시'를 약속했으나 이대로 총선을 치렀다가는 자민당에 패배가 확실해 해산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시기를 끌어왔다. 그러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총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깊어지면서 내각 지지율은 10%대까지 추락, 예정된 내년 9월 총선을 치르더라도 승산이 없기는 마찬가지라는 분석이 나왔다.
노다 총리는 불리한 총선 판세를 뒤집기 위해 다자간 무역협상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활용키로 했다. 그는 18~20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TPP협상 참여를 공식 선언하거나 이달 하순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발표한 뒤 중의원 해산을 선언할 예정이다. TPP에 반대하는 자민당은 차기 총선을 TPP 찬반을 묻는 선거로 몰아간다는 계획이다.
중의원 해산에 대해 자민당은 긍정적이다. 노다 총리가 조기 총선만 결정하면 특별공채(국채발행)법안, 중의원 제도 개혁법안, 사회보장제도 개혁 국민회의 설치 등 쟁점이 되고 있는 3개항을 통과시키는 데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집권 민주당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에서는 TPP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아 노다 총리가 총선과 TPP를 연계할 경우 탈당이 줄을 이을 가능성도 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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