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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상업주의 심화에 학문가치·독립성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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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상업주의 심화에 학문가치·독립성 훼손"

입력
2012.11.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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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최고 지성인들이 대학 상업화에 반기를 들었다.

영국의 역사학자 케이스 토머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문학작가 멜빈 브래그 등 각계 저명인사 65명은 학문의 가치를 수호하고 대학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대학보호협회(CDBU)를 13일 출범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에는 계관시인 출신 앤드루 모션과 부커상 수상자 A.S 바이어트,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 등도 포함됐다.

CDBU 창립 멤버들은 "영국의 최고 유산인 대학 내에 시장을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대학의 본래 목적이 크게 왜곡됐다"며 "대학 지원은 정치적 간섭이나 경제적 득실에 관계없이 완전한 독립기구가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 지원 담당 정부 관련 기구 폐지 캠페인을 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지난해부터 대학의 독립성 훼손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대학 지원 단체 중 한 곳인 예술ㆍ인성연구위원회(AHRC) 소속 학자 10여명은 정부의 간섭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해 줄줄이 사퇴했다. 당시 정부는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의 빅소사이어티 정책(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민간과 지역사회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AHRC의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학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캐머런 정부에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과학과 엔지니어링 등 분야의 보조금은 늘리는 반면 예술과 언어 등 인문학에 대한 지원은 줄였다고 지적했다.

역사학자 토머스는 최근 교육 전문 주간 THE 기고에서 "대학이 학생들을 소비자로 여기고 교수들은 경제적 이득이 나오는 주제들을 연구하는 생산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영국 왕립학회 회장을 역임한 천문학자 리즈 경도 "나는 케임브리지대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운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대학의 도덕성이 무너졌다"며 "휴식 시간에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기 보다는 보조금, 연구평가시스템, 고용보장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관심사들이 젊고 유능한 교수들의 마음을 과도하게 잡으면 그들이 뛰어난 역량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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