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1일 경기 수원시 한 주택가에서 무차별 흉기 난동으로 1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해 구속기소된 강모(39)씨가 법정에서도 불손한 태도로 일관해 판사에게 따끔한 훈계를 들었다. 재판을 지켜본 방청객들은 뻔뻔한 강씨의 모습에 혀를 찼다.
강씨는 9일 오전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동훈)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재판장이 다음기일을 지정하자 마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문을 거칠게 열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에 재판장은 교도관을 통해 강씨를 다시 불러 세웠다. 재판장은 강씨에게 “재판 진행 과정에 불만 있느냐” 며 “방청석에는 피고인에 의해 숨진 피해자의 유족들이 있을 수 있어 최대한 공손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꾸짖었다.
꼿꼿이 서서 정면을 응시하던 강씨는 “재판이 끝난 줄 알았다. 어떤 행동이 불손한 지 잘 모르겠다”고 받아 쳤다. 그러자 재판장은 “지금도 충고를 들을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의 양형이나 재판절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며 “앞으로 그런 태도를 고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강씨의 불손한 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7일 열린 첫 공판에서는 재판장 질문에 진술을 하지 않거나 방청석을 노려보며 피고인석 마이크를 신경질적으로 치우기도 했다. 경찰조사에서는 “어차피 사형”이라며 현장검증과 프로파일러 면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등의 절차도 거부했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