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적 협력 이끌어낼까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승리의 기쁨을 누릴 틈도 없이 힘겨운 싸움과 또다시 마주하게 됐다. 재정절벽 문제의 해결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과 또다시 협상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투표일까지 수 개월 동안 선거운동을 한 오바마는 6일 투표가 끝난 뒤 단 하루도 쉬지 않은 채 다음날인 7일 업무에 복귀해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공화당 수뇌부에게 재정절벽 해결책 등을 찾기 위해 협력하자고 전화했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취한 세금 감면 조치 등의 연장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내년부터 자동적으로 세금이 올라가고 정부 지출이 줄어들어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여야 정치권이 타협해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베이너가 이끄는 공화당은 지난해 국가 채무 한도 상향 조정 등의 과정에서 사사건건 오바마의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베이너에게는 ‘오바마의 저격수’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베이너와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들에게 당파싸움을 중단하고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리드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갖고 “싸우기만 할 필요는 없다”며 재정절벽 문제 해결을 위해 협상하자고 공화당에 촉구했다. 베이너 의장도 합의를 찾아야 한다는데 공감하면서 “재정절벽 문제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증세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은 되풀이 했다.
재정절벽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경제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는 정치권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대타협에 이를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대선에서 패한 공화당이 협상 테이블로 선뜻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심각한 재정절벽 문제 때문에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하고도 기쁨을 만끽할 여유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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