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대니얼 서워 교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을 위해 5일간 버지니아주에서 선거운동을 한 ‘오바마 맨’이다. 그는 장차 미국 외교의 최대 변화를 탈 중동, 탈 오일 외교에서 찾았다. 중국은 지도부 교체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 평화연구소 부소장을 지낸 서워 교수를 6, 7일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미국 외교정책에서 장차 주목할 사안이 있다면.
“곧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미국 내 원유생산 증가, 캐나다 브라질로부터의 원유수입 비중이 늘어난 게 배경이다. 이는 중동에서 미국 역할의 부담을 크게 줄일 것이다. 미국 외교 변수에 관심을 갖는 언론인이라면 오일과 오일정치를 살펴야 한다.”
-2기 오바마의 외교정책 방향은.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가 빈사상태의 중동평화 협상을 재추진할 것으로 본다. 1기 오바마는 중동에서 성과를 내려 노력했으나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했다. 이란은 2기 오바마 정부로 하여금 핵 합의 또는 전쟁을 강요할 것이다. 대처가 쉽지 않다.”
-미중의 새 지도체제 출범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오바마 재선으로 미국 정책의 많은 부분이 유지될 것이다. 중국도 지도부가 교체됐지만 정책의 큰 변화는 없을 걸로 본다. 한반도는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지 않는 이상 지금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1기 오바마의 북핵 대처를 평가해달라.
“북한에 매우 강경한 정책을 폈다. 인도적 지원에도 조건을 붙이는, 동의하기 어려운 조치까지 한 게 사실이다.”
-미국의 아시아 중심(복귀) 전략을 평가하면.
“미국에서 이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는 아시아 국가와의 외교, 대 중국 교역 및 투자, 지적재산권 문제, 태평양에서의 미군 문제 등의 양상을 띤다. 성공 단계는 아니지만 오바마는 이를 매우 중시한다.”
-영토분쟁으로 중일의 민족주의가 뜨겁다.
“유일한 해법은 협상이다. 민족주의는 매우 위험하고 모두가 후회할 일이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싸울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는 중일전쟁이 가져올 결과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에 대한 미국의 역할은.
“균형자로서 이 문제를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힘은 중일이 역할을 인정할 때만 가능하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영토분쟁은 매우 위험한 시점에 있다. 아시아에는 유럽처럼 안보협의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프랑스와 독일의 영토분쟁은 중일보다 심했으나 안보협의체를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미러 관계를 전망하면.
“2기 오바마의 대 러시아 정책은 강경해질 수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리셋(재설정) 외교 성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보급ㆍ철군 루트, 이란제재 문제로 손발이 묶여 있어 러시아에 대해 어쩌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자국 근처로 확장시킨 미국에 분개한다. 냉전까지는 아니겠지만 러시아가 미국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차기 국무장관을 꼽는다면.
“물망에 오른 존 케리 상원의원이 기용되면 민주당은 매사추세츠주에서 어려운 선거를 치러야 한다. 백악관이 그러리라고 확신할 수 없다.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리비아 테러 문제로 인준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 빌 번스 국무부 부장관도 거론된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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