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는 히스패닉과 젊은층, 여성의 힘이 컸다.
CNN방송 등의 출구조사에서 흑인과 히스패닉의 오바마 지지율은 각각 93%, 71%를 기록했다. 아시아계 오바마 지지율도 70%를 넘었다. 2008년 대선보다 흑인(12%→13%)과 히스패닉(9%→10%) 유권자 비중이 높아진 것도 당락에 영향을 줬다. 경합주인 플로리다에서 히스패닉의 지지는 더욱 빛을 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밀집지역인 플로리다에서 오바마가 롬니에 이긴 것이 재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오바마는 불법이민자 추방 유예, 일자리 창출, 건강보험개혁법 등으로 히스패닉 공략에 성공했다.
젊은층으로부터도 높은 지지를 얻었다. 18~29세 유권자의 60%, 30~39세의 55%가 오바마를 선택했다. 30세 미만 투표율이 50%를 넘은 것도 오바마에 유리했다. 오바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소통을 강조하며 젊은층의 정치참여를 유도했다. 하지만 18~29세 실업률(12%)이 전체 평균 실업률(8%)보다 높아지면서 18~29세의 오바마 지지율은 2008년 대선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여성 유권자도 새로운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전체 투표율의 53%를 차지하는 여성 유권자 중 55%가 오바마를 지지해 롬니에 11%포인트나 앞섰다. 미혼여성의 오바마 지지율은 67%에 달했다. 미국 여성 정치단체 에밀리리스트는 산아제한, 낙태, 강간 등 여성 관련 이슈들이 대선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고 밝혔다. 공화당은 “진짜 강간은 임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토드 아킨 상원의원 후보), “강간에 의한 임신도 신의 뜻”(리처드 머독 상원의원 후보) 등 잇단 망언으로 여성표를 잃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출산과 낙태 등 사회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진보적인 후보에 호감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의회 선거에서도 여성 후보 바람이 거셌다. 위스콘신 일리노이 뉴햄프셔 등에서 5명의 새 여성 상원의원이 탄생해 상원의 여성의원은 사상 최대인 20명이 됐다.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현재까지 77명이 당선돼 현 하원 여성의원 수(73명)를 넘어섰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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