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밤 12시(10일 자정) 방송하는 EBS '금요극장'에선 대만의 청소년 성장 영화 한 편을 소개한다. 1976년생인 젊은 감독 린슈유가 연출을 맡은 '별이 빛나는 밤'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처음 공개됐고 올해 4월 정식으로 개봉했다. 대만의 동화 작가 지미 리아오의 동명 동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이 영화는 부모의 이혼,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과 함께 첫사랑을 경험하는 13세 사춘기 소녀의 성장통을 판타지와 동화의 화법으로 표현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삭막한 도시에 사는 열세 살 소녀 샤오메이. 부모의 불화로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소녀는 어느 겨울 밤 창 밖에서 들려 오는 피리 소리에 작은 위로를 받는다. 피리 소리의 주인공인 위지에가 자신의 반으로 전학오자 샤오메이는 관심을 보이지만 위지에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할아버지를 떠나 보내고 흔들리던 샤오메이에게 위지에가 도움의 손길을 뻗으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진다.
즐거운 시간도 잠시뿐. 같은 반 남학생의 질투로 샤오메이와 위지에가 만든 게시판은 심사 당일 아침 엉망이 되고, 설상가상으로 샤오메이의 부모는 이혼을 결정한다. 샤오메이는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있는 장소들에서 별을 보기 위해 가출을 감행한다. 위지에와 야간 열차를 타고 떠난 샤오메이는 깊은 숲 속의 버려진 성당과 할아버지의 낡은 오두막을 다니며 조금씩 마음을 치유해 간다. 그러나 샤오메이가 아파 쓰러지면서 두 사람의 여행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 가게 된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인공 계륜미가 어른이 된 주인공 역으로 카메오 출연한다. 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감성적인 청춘영화를 만들고 있는 대만 영화의 현주소를 알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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