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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리그, 글래스고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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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리그, 글래스고의 기적

입력
2012.11.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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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의 세계에 절대는 없다. 불가능도 존재하지 않는다. '공은 둥글다'는 축구 속설은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8일 오전(한국시간) 글래스고 셀틱(스코틀랜드)이 이를 증명했다. 셀틱은 글래스고 셀틱파크에서 열린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 홈 경기에서 '세계 최강' FC 바르셀로나(스페인)를 2-1로 꺾는 개가를 올렸다.

바르셀로나는 설명이 필요 없는 명문이다. 2008~09, 2010~11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올랐다.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와 비교되는 리오넬 메시가 공격을 이끌고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이끄는 미드필드진은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올해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를 뽑는 2012 FIFA-발롱도르 후보를 5명이나 배출했다.

반면 셀틱은 스코틀랜드에서는 전통의 명가지만 바르셀로나에 비하면 '우물 안 개구리'에 지나지 않는다. '큰 물'에서 뛰기 위해 기성용(23ㆍ스완지시티)이 떠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그러나 '계란이 바위를 부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7일 캄프 누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셀틱에 2-1로 승리했지만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던 바르셀로나는 이날 최정예 멤버를 가동,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셀틱은 전반 21분 코너킥 찬스에서 빅토르 완야마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대이변의 전주를 울렸다.

'행운의 여신'도 셀틱의 편이었다. 전반 28분 메시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전반 36분 알렉시스 산체스의 헤딩 슛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때렸다. 바르셀로나가 쉴새 없이 날리는 슈팅을 셀틱 수비진은 육탄으로 막아냈다.

후반 들어 셀틱은 공격을 포기했다. 10명이 하프라인을 넘지 않으며 극단적인 수비를 펼쳤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첼시(잉글랜드)가 바르셀로나를 꺾은 전법은 이번에도 통했다. 바르셀로나는 일방적인 공세를 폈지만 프레이저 포스터 골키퍼의 선방과 '인의 장막'을 뚫지 못했다.

오히려 셀틱이 후반 38분 추가골을 터트렸다. 포스터 골키퍼가 길게 찬 볼을 토니 와트가 받아 오른발 슛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추가 시간 메시가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닐 레넌 셀틱 감독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날이다. 오늘 뛴 선수들은 세계 최강 팀을 꺾은 영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3승1패(승점 9)로 조 선두를 지켰고 셀틱은 2승1무1패(승점 7)로 16강 희망을 부풀렸다.

한편 H조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는 브라가(포르투갈)를 3-2로 꺾고 4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고, C조의 말라가(스페인)는 AC 밀란(이탈리아)과 비기며 16강 진출에 성큼 다가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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