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매운 음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이 바로 론 와인이 아닐까요."
6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선 일종의 와인 파티인 '발레 뒤 론 와인 미니엑스포'가 열렸다. 프랑스론와인생산자협회(인터론)가 2009년부터 매년 서울에서 개최하는 론 와인 시음회로, 4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 행사를 첫회부터 이끌고 있는 이는 인터론 마케팅 총괄이사 올리비에 르그랑(43)씨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론 강을 따라 형성된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론 와인은 포도가 크고 육질이 풍부해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론 지역은 프랑스에서 보르도 다음으로 넓은 와인 산지에요. 2,000년 전부터 와인을 만든 오랜 역사가 있고, 85%이상 레드 와인을 생산하죠. 보르도 와인보다는 떨떠름한 타닌이 덜하고, 보졸레 와인보다는 농도가 진한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론 와인은 한국 음식과 찰떡 궁합"이라고 부연했다.고기 나물 채소류 등을 많이 사용해 맛이 풍부한 한국 음식에는 질감과 향이 단순하지 않은 론 와인이 제격이라는 것이다. 론 지역의 지중해성 기후 덕에 포도의 알이 크고 매우 잘 익어서 알코올이 풍부하고, 맛도 가볍지 않아 다채로운 맛을 내는 한국 음식과 어울린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최근 론 와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론 와인 판매가 1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프랑스산 와인 중에서 보르도 와인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르그랑씨는 "론 와인이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을 자랑하기 때문에 유럽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판매율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그는 론 와인의 한국 안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론 와인 미니엑스포도 그가 아니었다면 명맥이 끊겼을 수도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젊고 재능 있는 론 현지 와이너리 생산업체 30여 곳을 우리 쪽에 소개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르그랑씨는 "지금 프랑스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견문을 넓힌 젊은이들이 와인을 생산하고 있는 추세"라며 "그렇다고 트렌드에 민감해 맛이 달라지는 게 아니며, 오히려 1세대들의 기술과 맛을 되살리는 '론의 DNA를 찾자'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전통을 이어가려는 젊은 와인 생산자들의 노력이 론 와인의 품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전통주로 깊은 맛이 오래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막걸리처럼요."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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