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對中적자로 일자리 270만개 ↓" 中 "내수 약해 수출 포기못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對中적자로 일자리 270만개 ↓" 中 "내수 약해 수출 포기못해"

입력
2012.11.08 12:02
0 0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250%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앞으로 세계 1ㆍ2위 경제대국 간에 벌어질 치열한 무역전쟁의 신호탄 성격이 강하다. 관세 부과는 미 대선 이전부터 예고된 일이지만 공교롭게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선 확정 이후 미국 정부가 중국에 보낸 첫번째 메시지가 돼 버렸다. 세계 경제 침체와 오바마 행정부가 맞닥뜨린 안팎의 상황을 고려할 때 세계 양강(G2) 미국과 중국이 패권을 놓고 벌이는 건곤일척의 싸움은 다름 아닌 무역 분야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왜 중국을 겨냥하나

미국은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재정적자) 상황을 시급히 타개해야 한다. 특히 천문학적 무역적자는 미국 내 일자리를 증발시키는 원흉으로 지목된다. 미 경제정책연구소(EPI) 분석에 따르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중(對中) 무역적자 때문에 미국에서 사라진 일자리가 270만개에 이른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2006년 8,357억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에 있지만 대중 적자는 오히려 늘어 최근 3년간 전체 적자의 40%를 넘어섰다.

자유무역 체제에서 경제 주체의 합리적 선택 때문에 발생하는 무역적자를 인위적으로 줄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 장벽을 높여 중국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할 수밖에 없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원인이다. 나눠 먹을 파이가 감소하니 분배를 둘러싼 다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역법 전문가 브루스 에이브럼슨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경제가 성장할 때는 평화나 관용 같은 가치가 유지되지만 파이가 줄면 누구나 자기 것을 지키기에 몰두하게 된다"고 갈등 증폭을 우려했다.

중국도 아직은 내수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수출 주도형 성장 정책을 당분간 이어나가야 한다. 따라서 중국이 미국의 통상 압박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리는 만무하다.

미중 분쟁은 세계 경제 침체 부채질

무역전쟁의 전운은 이미 드리워져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1월 국정연설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선포했고 미국 정부는 실제 9월 중국이 자동차 업체에 불공정 보조금을 지급했다며 중국 정부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도 미국을 WTO에 맞제소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무역 분야의 대결은 환율 분쟁을 격화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수출품 가격 경쟁력을 낮추면 대중 적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이 지난해 환율조작국 상품에 상계관세를 매기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미중의 무역ㆍ환율 전쟁이 본격적인 보복조치 수준으로 확전되는 경우 세계 경제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은 무역 분쟁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동시에 상대하기 버겁고 미국 역시 무작정 관세만 높여 중국 상품을 막으면 자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아야 한다.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일부 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외국산 철강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정책은 철강을 이용한 상품의 가격을 올려 결국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양국이 적정한 수준에서 타협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