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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인은 무능한 롬니 탓" "시대 외면한 당이 문제" 공화당 분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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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인은 무능한 롬니 탓" "시대 외면한 당이 문제" 공화당 분열 조짐

입력
2012.11.0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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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공화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밋 롬니 후보의 무능을 탓하는 강경파와 당 정체성 전략이 잘못됐다는 온건파가 맞붙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7일 분석했다.

강경파인 티파티운동 창시자 제니 베스 마틴은 "롬니라는 약한 후보를 선택한 것이 패인"이라고 비난했다. 롬니가 공화당의 정체성을 대표할 만큼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한 관계자는 "공화당이 변할 필요는 없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 동안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것이고 다음 대선 때 출마할 잠재 후보군은 공화당이 민주당보다 뛰어나다"며 미래를 낙관했다. 가디언은 "강경파는 롬니를 탓하며 공화당의 우경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대를 외면한 당 정체성이 문제"라며 중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크리스 배런 공화당 컨설턴트는 "이번 패배가 롬니의 패배라고 말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말했다. 롬니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됐던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공화당은 부유층을 위한 당이 아니라 신분이 상승하고 있는 사람들을 뒷받침하는 당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쿠바계 이민자 출신인 그는 "공화당이 소수인종과 이민자에 더 열심히 호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틴계 등 소수인종, 여성, 젊은 층 등이 승패를 갈랐다는 점에 주목해 공화당이 이들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은 당내 기득권층에서도 공감을 얻고 있다. 전통적 보수지역인 버지니아의 밥 맥도넬 주지사는 "이민자는 미국 경제 회복에 있어서도 중요하다"며 "공화당이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 참모였던 칼 로브도 "소수인종과 여성을 외면하면 공화당은 소수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기의식은 젊은 층에서 더 강하다. 할리 바버 전 미시시피 주지사의 손자로 대대로 공화당원이었던 헨리 바버는 "공화당은 민주당으로부터 유권자를 인식하고 조직화하는 기술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루비오나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 등 젊은 층이 당을 주도해야 한다"며 세대교체를 주문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1960년대 이후 미국 남부의 부유한 백인을 겨냥해온 공화당의 선거 전략에 대한 대대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을 드러났다"며 "강경파와 온건파의 갈등이 심해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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