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세터 놀음' 이라는 말처럼 NH농협 2012~13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가 세터의 손 끝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지만 아직까지 세터와의 호흡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안정된 조직력을 보이는 몇몇 팀들은 벌써부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남자부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선수는 쿠바 출신으로 '포스트 가빈'이라 불리는 삼성화재 레오(22)였다. 레오는 2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43.5점을 뽑아내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세터 유광우(27)의 안정된 토스가 있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지난 6일 구미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레오의 활약도 좋았지만 유광우의 토스 배분도 적당했고 굉장히 안정적이었다"고 칭찬했다. 유광우는 2경기에서 세트당 평균 14.5개(1위)의 토스를 성공시켰다.
7일 천안 홈경기에서 첫 선을 보인 현대캐피탈 가스파리니(28)도 15점을 뽑아내며 러시앤캐시를 상대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 역시 세터 권영민(32)의 토스와 호흡이 척척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권영민은 고비 때마다 주포 문성민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상대 블로커를 따돌렸고, 가스파리니에게 정확한 토스로 61.16%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이끌어 냈다.
5월 결혼한 새 신랑 한선수(27)도 지난해 호흡을 맞췄던 네맥 마틴(28)에게 안정된 토스를 배달하며 대한항공의 첫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던 LIG손해보험은 세터 김영래(31)와 이효동(23)을 돌아가며 투입했지만 특급 용병이라 불리는 까메호(26)와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까메호는 높은 타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은퇴한지 1년 만에 선수로 복귀한 KEPCO 주전 세터 이동엽(35)은 아직 후배들과의 매끄러운 조화가 부족해 보였다. 호흡을 맞춘 지 보름밖에 되지 않아 센터 신경수(34), 방신봉(37)과의 속공이 잘 맞지 않았다.
러시앤캐시도 송병일(29)의 들쭉날쭉한 토스로 인해 용병 다미(24)의 공격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하며 2연패에 빠졌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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