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7일 광주에서 대형 지역 개발 공약을 내놨다가 타당성 논란이 불거지자 한발 물러서는 해프닝을 벌였다.
문 후보 측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ㆍ전남 지역 대선 공약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전남 목포~제주간 해저터널 공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목포에서 제주도까지 해저터널이 개통돼 고속열차를 투입할 경우 서울에서 제주까지 2시간30분 내에 갈 수 있다"며 "낙후된 호남권의 지역 발전을 촉진하면서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민주당 방안에 대해 제주도 측이 발끈했다. 제주도 측은 해저 터널이 개통되면 관광객이 제주에 숙박하지 않고 당일 관광을 하고 떠나는 사례가 늘어 관광산업이 오히려 위축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제주가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신공항 건설에도 악재가 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제주발전연구원은 지난 1일 해저터널 건설이 사업 타당성 측면에서 문제가 적지 않고 환경 파괴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제주신공항을 우선 건설한 후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그러자 문 후보 측이 서둘러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해저터널은 후보에게 보고돼서 동의 받은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반대가 많으면 당연히 공약으로 채택할 수 없다는 게 후보의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용섭 의장도 "대선 공약이 아니라 검토 단계에 있는 사안"이라며 "종합적으로 검토해 공약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화를 앞두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호남 민심 잡기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과욕을 부린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