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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대출" 서민 노린 휴대폰 사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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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대출" 서민 노린 휴대폰 사기 급증

입력
2012.11.0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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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이용한 사기범죄가 기승이다.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대출사기가 대표적이다. 암거래로 취득한 대량의 개인정보를 갖고 문자발송 프로그램으로 수천, 수만건의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뿌리면 걸려드는 이가 적지 않아서다. 이 사기꾼들의 타깃이 정상적으로는 신용대출이 어려운 서민과 실업자, 노인 등 사회적 약자계층이지만 사법당국은 예방적 조치를 전혀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급전이 필요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받아주겠다'며 휴대전화로 발송되는 인증번호를 받아 게임사이트에서 소액결제료를 가로챈 혐의(컴퓨터등사용사기 등)로 한모(41)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텔레마케터 역할로 범행에 가담한 서모(44)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1,000여명의 피해자에게서 받은 휴대전화 인증번호로 인터넷 게임사이트의 게임머니(포인트)를 충전한 뒤 업자에게 되팔아 1억여원을 챙긴 혐의다. 피해를 본 노인들은 게임업체가 발송한 인증번호와 결제문자를 대출과정의 일부로 여기고 순순히 인증번호를 이들 사기꾼들에게 건넸다가 개인당 10만∼15만원의 게임머니 충전료를 뜯겼다.

인천에서도 소액 대출을 미끼로 휴대전화 개통을 유도한 뒤 통신사 보조금 등 수십억원을 가로챈 김모(37)씨 조직폭력배 일당 13명이 적발됐다. 김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최모(37)씨 등 2,800여명 명의로 휴대전화 4,900여대를 개통한 뒤 통신사로부터 개통수당(보조금)을 받은 뒤 개통한 휴대전화는 '대포폰'으로 팔아 넘겨 49억여원을 챙겼다. 인천경찰청은 이 가운데 주범 김씨 등 5명을 구속했다.

경찰관계자는 "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은 '신용불량자도 대출받을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에 혹할 수 밖에 없다"며 "허술한 보안과 해킹으로 유출된 수백만, 수천만건의 개인정보가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량의 사기성 문자메시지 발송을 차단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영화 출연을 미끼로 엑스트라 지원자들을 꾀어 이들의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빼돌린 뒤 범죄에 이용하려다 경찰에 붙잡힌 사건도 발생했다. 우모(26)씨는 일당 13만원짜리 영화 보조출연자를 모집한다는 생활정보지 광고를 보고 모여든 20, 30대 지원자 64명에게 "계약서 작성에 필요하다"며 휴대전화와 신분증을 거둬들였다. 휴대전화는 중고폰으로 되팔고, 신분증으로는 신규 전화를 개통해 통신사 보조금을 가로챌 생각으로 대리점을 찾았다가 이를 수상히 여긴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민수 경찰청 경제범죄수사계장은 "대출에 필요하다며 휴대전화나 신분증을 요구할 때는 100% 사기라고 여기면 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지난 달 17일부터 45일간 집중 특별단속을 벌여 대출사기범 295명을 붙잡아 60명을 구속했다. 피해자 1만769명이 160억여원의 사기를 당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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