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으로부터 부탁 받은 배우자의 불륜 현장을 미행하고 그렇게 해서 수집한 증거로 이혼 소송을 처리해준 부부가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타인의 위치 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이용한 혐의(위치정보보호법 위반)로 심부름센터 대표 이모(50)씨와 불륜 현장의 증거를 모아 의뢰인의 이혼 소송을 도운 법무소 사무장 최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경기 안산에서 불법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며 불륜 현장을 잡아달라고 부탁해 온 의뢰인 40여명의 배우자들을 미행해 불륜 현장을 촬영하는 등 뒷조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심부름센터 직원들은 남녀 2명씩 짝을 이뤄 승용차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수법으로 증거를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을 포착한 대가로 이씨는 하루 50만원에서 많게는 80만원을 챙기며 1년 2개월 동안 총 3억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이씨의 남편 최씨는 이혼 상담을 하러 온 손님들을 증거가 필요하다고 꾀어 이씨가 운영하는 심부름센터를 소개해 주고 이혼소송을 도와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 외에 심부름센터 직원과 의뢰인 등 5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히 불륜 현장을 미행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혼 소송까지 해주는 등 부부가 동업을 하며 부당 이득을 챙기다 검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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