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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과 완숙… 혼 실린 기타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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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과 완숙… 혼 실린 기타 기대하세요"

입력
2012.11.0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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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음반 발매·공연이 촉매

반세기 일궈온 음악 세계… 히트곡과 함께 펼쳐 보일 것

이젠 힘이 아닌 道로 연주… 몸과 마음 녹아든 음악 선사

30년전 미공개곡 깜짝 발표도"

"일흔이 넘어서도 이런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 록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74)이 2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연다. 12월 1, 2일 두 아들 윤철, 석철씨가 주축이 된 4인조 밴드와 함께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무대에 오른다. '커피 한잔'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등 히트곡으로 채워진 1부와 사이키델릭 록의 진수를 보여줄 2부로 꾸민 이번 공연에서 그는 지난 50년간 일궈온 음악 세계 전부를 펼쳐 보일 계획이다.

신중현은 7일 서울 명륜동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나만이 갖고 있는 기타 주법을 통해 내 나름대로의 진정한 기타 소리를 들려주는 게 이번 공연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신중현이 이번 공연을 열게 된 데는 지난해 미국 내 앨범 발매에 이어 올해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데뷔 후 처음 연 현지 단독 콘서트의 영향이 컸다. 신중현의 앨범을 세계 시장에 발매한 미국 음반사 '라이트 인 디 애틱(Light in the Attic)'이 주최했던 공연으로 교포를 상대로 전혀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티켓이 매진될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한국어로 노래해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굉장히 환영해줬다. 첫 곡 '떠나야 할 그 사람'부터 반응이 좋아서 용기를 얻었다. 앙코르를 요청하리라곤 생각하지도 못 했는데 마지막 곡 '아름다운 강산'이 끝나고 앙코르를 외치기에 뒷문 쪽으로 빠져 나와 버렸어. 공연장 밖에서 기다리던 미국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같이 찍으며 새로운 세계를 느꼈다."

미국 팬들은 음악적 수준이 높은 곡을 좋아했다는 신중현은 "내가 한창 활동하던 시절에 추구했던 음악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번 공연의 포인트"라고 말했다. 대표곡인 '아름다운 강산'도 '신중현&더 멘' 시절에 처음 발표했던 1972년 사이키델릭 록 버전으로 연주할 생각이다. 또 1980년대 작곡해 놓고 발표하지 않은 곡들 중 한 곡을 이번에 깜짝 공개하겠다고 귀띔했다.

신중현의 세 아들도 아버지를 따라 모두 록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남 대철(기타)씨는 30년 가까이 록 밴드 시나위를 이끌고 있고, 차남 윤철(기타)씨와 막내 석철(드럼)씨도 꾸준히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 아들과 함께 공연하는 것에 대해 그는 "하나의 음이라도 내가 원하는 깊이와 정신 세계가 표현돼야 하는데 새로 밴드를 꾸리는 건 여러모로 여의치 않아 내 음악을 잘 아는 두 아들에게 맡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2006년 은퇴 선언 이후 공식 활동이 드물었지만 최근 KBS 음악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다. 자신의 곡이 후배 가수들에 의해 꾸준히 되살아나는 것에 대해 "내 음악이 군더더기가 없고 음악적으로 핵심적인 것만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요즘 젊은 가수들은 우리 세대가 생각하는 눈물은 없지만 힘이 좋아서인지 노래를 정말 잘하더라"라고 말했다.

작은 체구에 백발이 성성한 로커는 이번 공연에서 30대 때와는 다른 소리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지금은 힘이 아닌 도(道)로 연주하니 소리가 다르다. 힘이 넘칠 땐 소리 자체도 억세고 거칠었다. 지금은 공간을 이용해서 정신적인 소리를 낸다.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게 아니라 손가락과 몸, 마음이 함께하는 음악을 들려 드리겠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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