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 최고 스타는 서울 SK의 '야전 사령관' 김선형(24ㆍ187㎝)이다. 루키였던 지난 시즌 두둑한 배짱과 화려한 플레이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던 김선형은 데뷔 2년 차를 맞아 슈팅 가드에서 포인트 가드로 변신, '만년 하위' SK의 돌풍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중앙대 시절부터 김선형의 스피드와 골밑 돌파 능력은 정평이 나 있었다. 지난 시즌 단독 찬스가 날 때는 여러 차례 호쾌한 덩크슛을 작렬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외곽 슈팅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올 시즌의 김선형은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외곽 슈팅력이 부쩍 향상됐다. 최근 손가락 부상으로 슈팅 성공률이 조금 낮아졌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서는 크게 좋아졌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농구에서 일대일 공격의 기본 원리를 표현한 말 가운데 '(수비가) 붙으면 돌파하고 떨어지면 (슛을) 쏜다'는 것이 있다. 말이 쉽지 코트에서 제대로 실천하는 선수는 한 손에 꼽기도 힘들다. 돌파력과 외곽 슈팅력을 겸비해야 이행할 수 있다. 김선형은 '붙으면 돌파하고 떨어지면 쏘는'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돌파력은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장거리포의 정확도까지 높아졌다. 공격력이 업그레이드될 수 밖에 없다. 김선형은 정규리그 10경기를 치른 현재 37.91%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33.51%)에 비해 높아진 적중률이다. 배경에는 현역 시절 한국 최고 슈터로 명성을 떨친 문경은 감독의 개인 지도가 있었다.
문 감독은 "대학 시절부터 슛이 약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림을 향해 날아가는 볼의 궤적과 회전력, 전체적인 밸런스 등을 보면 슈터로서도 대성할 자질이 있는 선수"라고 김선형의 외곽 슛 재능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하체가 안정되지 못하고 타점이 낮다는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폭발적인 점프력을 지녔지만 골 밑 돌파를 시도할 때와 달리 외곽 슛을 날릴 때는 안정된 점프를 하지 못한다는 것. 문 감독은 김선형에게 외곽 슛을 시도할 때 하체에 좀 더 힘을 실을 것과 릴리스 포인트를 높이라는 조언을 했다.
든든한 동료들의 가세로 자신감이 높아졌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김선형은 올 시즌 지난 시즌보다 자신있게 슈팅을 던진다. 불발돼도 애런 헤인즈(201㎝), 최부경, 김민수(이상 200㎝), 박상오(196㎝) 등 동료들이 리바운드를 잡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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