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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활량 덕분에 화생방 훈련 3분 동안 숨 한 번 안쉬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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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활량 덕분에 화생방 훈련 3분 동안 숨 한 번 안쉬었죠"

입력
2012.11.0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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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과 수영 병행 쉽지 않아 성적 낼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어

전담팀 또 꾸리고 싶은 마음 굴뚝… 후원할 업체 찾아보고 있어

쑨양은 점점 더 성장하는 선수… 솔직히 이기기 쉽지 않을것

오리발 끼고 수영하고 싶은 심정

"퇴소하면 홀가분하고 여유로워질 줄 알았어요. 하지만 앞 길이 막막해서 사실 더 힘들어요." 박태환(23ㆍ단국대 대학원)은 7일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마치고 일주일이 지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다시 힘찬 역영을 준비하는 그는 고민이 많았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운동도 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의 출발선에서 박태환은 '박태환 스타일'로 정면돌파를 예고했다.

'박태환 스타일'로 새로운 도전

몸도 예전 같지 않고 환경도 달라졌다. 박태환의 '손과 발'이 됐던 전담팀이 해체됐고, 전담 코치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에 섰을 때보다 체력 회복 속도도 눈에 띄게 더디어졌다. 게다가 이전처럼 수영만 전념하는 게 아니라 대학원 공부도 병행하면서 세계무대에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다.

'제2의 도전'을 앞두고 있는 박태환은 "솔직히 '이전처럼 성적을 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생긴다. 하지만 학업도 수영도 놓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두 가지를 모두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지금껏 학업을 병행하는 선수를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최초의 도전이니만큼 잘 해서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미 대학원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 만큼 박태환은 자기만의 스타일로 헤쳐나가겠다는 각오. 우선 그는 마이클 볼(호주) 코치를 만나 향후 훈련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목표는 '멘토'에게 달렸다

박태환은 12일 호주 브리즈번으로 떠난다. 볼 코치와는 13일 만난다. '멘토'인 볼 코치의 의견에 따라 박태환의 목표도 설정된다. '이상적인 지도자'로 볼 코치를 꼽았던 박태환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다 따봤는데 세계 기록을 정복하진 못했다. 여전히 세계 기록을 깨고 싶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세계 기록을 깨는 건 쉽지 않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볼 코치가 목표 설정을 해줄 것이다. 볼 코치를 믿고 무조건 따르겠다. 코치님과 함께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태환은 볼 코치뿐 아니라 런던 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췄던 전담팀을 다시 꾸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새 도전을 해나가는데 더없이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 측은 "볼 코치와의 교감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 중국 선수들이 지도를 받고 싶다고 연락이 오고 있지만 볼 코치는 박태환의 향후 계획을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폰서를 물색하고 있는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무조건 볼 코치와 함께 간다는 계획이다.

쑨양 못 이긴다는 시선에 오기

박태환은 내년 7월 열리는 바르셀로나 세계수영선수권을 목표로 곧 훈련을 재개한다. 하지만 세계 정상 도전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쑨양(중국)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쑨양은 점점 더 성장하고 있는 선수다. 그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오리발'을 끼고 수영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 박태환은 "요즘 선수들은 너무 크다. 기본이 190㎝다. 쑨양과 야닉은 2m가 넘는다. 신체적인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에 답답하다"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또 '쑨양은 못 이겨'라는 주위 사람들의 냉정한 평가 탓에 오기도 생긴다고. 승부근성이 강한 그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친한 분들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짜증이 확 났다. 속으로 '두고 봐라'라고 외치기도 했다"고 의지를 다졌다.

심폐 기능 좋아 화생방 훈련 거뜬히

'군인' 박태환의 모습도 아직 남아 있다. 취재진이 실수로 음식을 엎지르자 박태환은 "만약 군대였으면 울었을 것이다. 배식양이 정해져 있어서 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었다"라고 반응했다. 하루 여섯 끼를 먹을 만큼 식성이 좋은 박태환은 군사훈련 동안 음식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다고. 수영 선수라 장점도 있었다. 타고난 폐활량 덕분에 훈련병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화생방 훈련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공익들은 현역과 달리 화생방에서 3분 밖에 있지 않는다. 화생방에 있는 동안 숨을 끝까지 참아서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다."

부소대장으로 솔선수범하며 모범적인 훈련소 생활을 한 박태환은 연대장이 수여하는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친구도 만들었지만 여전히 '수영 선수 박태환'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박태환은 "같은 훈련병들이 향후 진로에 대해서 많이 물어봤다. 그리고 상관들은 '아시안게임에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둬라'고 말했다"며 이 같은 응원과 기대들이 마음가짐을 다시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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