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방정치도 다양성과 전문가들이 존중받는 시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혜숙(44) 새누리당 경북도당 부위원장은 23년 경력의 현장 보육전문가다. 예천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자 어린이집 원장을 맡고 있으며, 다문화교육 프로그램 개발로 계명대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어린이집연합회에선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육 현장에서만 활동해오던 그가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경북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원장들의 적극적 권유 때문이었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경북 영유아들의 보육정책에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의 염원을 담아 그는 지난 2010년 새누리당 입당과 동시에 갑작스런 경북도의원 비례대표 신청을 하며 정치권에 첫 발을 디뎠다. 비록 비례대표에 뽑히진 못했지만 이후 경북도당 여성리더클럽위원장, 차세대여성위원장,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국회의원 눈치 보는 지방의원 필요없어
그가 정치를 하고 싶은 이유는 단 한가지다. 사회적으로 보육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현실에서 지방정치 현장에도 보육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현장 전문가들 사이에 강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정치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일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못 박으며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지방정치에 많이 참여하게 된다면 지방자치도 훨씬 풍성해지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그는 지방정치하면 떠올리게 되는 국회의원과의 종속관계를 혐오한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의 눈에 들어야 지방의원이 되는 그런 구조 속에서는 지방정치의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의회는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개척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국회의원 눈치 보며 그 관계에만 치중하는 사람은 유권자 입장에서 아무 의미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 또한 자신이 지방정치에 나설 자격이 충분한가 하는 부분에선 순간순간 고민도 하게 되지만 보육, 특히 농촌지역의 현실을 감안하면 지방정치 현장에 자신과 같은 보육전문가가 참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마음을 다잡는다.
일하는 사람이 주류 되는 정치
김 부위원장은 보육정책이 국가에서 통합 관리하는 공보육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보육정책은 돈은 돈대로 쓰지만 효과는 떨어지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북에 어린이집만 2,500개, 보육교사는 2만 명, 부모 8만 명”이라며 “국회의원이 아니고서는 보육정책 전반을 변화시키기는 어렵지만 지방의회에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당 대선주자가 여성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사회전반,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벽이 너무 높다”며 “일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하는 사람이 주류가 되는 정치, 그 열정들이 모여서 좋은 정책을 만들고 그러다 보면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는 김혜숙 부위원장은 정치인이기 이전에 일 잘 하는 우리사회의 젊은 일꾼이다.
이현주 기자 lare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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