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통신분야 표준특허권을 둘러싼 구글과의 대결에서 뼈아픈 일격을 당했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 지역법원은 애플과 모토로라 간의 특허료 소송을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원래 이날 오후 1시(미국 중부시간 기준) 열릴 예정이었지만 담당 판사가 소송 시작 직전 기각 결정을 내려 사실상 애플이 패소한 셈이 됐다.
애플은 지난해 5월 와이파이 특허 등과 관련, 휴대폰 한 대당 소매판매가의 2.25%를 특허 사용료로 내라는 모토로라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모토로라는 3개월 뒤 구글에 인수돼 이 소송은 졸지에 IT업계 두 공룡간의 싸움이 됐다.
애플은 '산업표준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은 이를 경쟁사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프랜드(FRAND) 조항을 근거로 한 대당 1달러 이상은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각 결정은 재판부가 애플의 주장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IT전문지 씨넷은 "이번 판결은 애플이 이 소송건을 되살리려면 설득력 있게 항소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애플은 이 건으로 다른 지역의 법원에 다시 제소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 판결은 애플에게는 뼈아픈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판결로 인해 프랜드 조항이 적용되는 필수 표준특허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특허권자와 사용자가 어떤 권리와 의무를 갖는지에 대한 기준이 좀 더 명확해졌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분야의 후발주자인 애플이 롱텀에볼루션(LTE) 등 최신 통신기술 특허를 보유한 삼성과의 특허소송에서 발목이 잡힐 수도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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