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 영유권을 놓고 심각한 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과 일본이 이번에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일본 방문을 놓고 또 다시 충돌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6일 달라이 라마의 방일과 관련, 일본에 엄중한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도 5일 "달라이 라마는 종교의 탈을 쓰고 오랫동안 중국을 분열시키려 한 정치 망명객"이라며 "어떤 국가나 사람이든 달라이 라마에게 무대를 제공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신을 기도하는 일부 세력과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민중을 대표하지 못한다"며 "대부분의 티베트 민중은 현재의 삶에 만족한다"고 주장했다.
달라이 라마는 3일 설법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도네가와 스스무(利根川進)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의 대화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달라이 라마는 일본 정치인도 만날 계획이다. 4일 미국의 중화권 인터넷 사이트 둬웨이(多維)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중심의 차기 중국 지도부가 정치 변화나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라이 라마는 요코하마(橫浜)에서의 설법에서 이같이 말한 뒤 중국 정부에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조치를 취하고 티베트인을 강압 통치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티베트인들이 받는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티베트인이 원하는 것은 자치이고 이 메시지를 차기 지도부에 보낸다"고 밝혔다.
중국 시짱(西藏ㆍ티베트)자치구와 인근 쓰촨(四川)성 및 간쑤(甘肅)성의 티베트인 거주 지역에선 2009년부터 티베트 독립과 달라이 라마의 귀환 등을 요구하는 분신이 60여차례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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