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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가족 짓누르는 비싼 간병비 건강보험에 포함해 고통 덜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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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가족 짓누르는 비싼 간병비 건강보험에 포함해 고통 덜어주세요"

입력
2012.11.0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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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오래 병상에 모신 형제자매들이 왜 원수가 되는지 아시나요? 한달 200만~300만원 하는 간병비 때문입니다. 건강보험 확대 운운하면서 왜 간병비는 제외되나요."

6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카페. 난치병·의료사고 환자와 가족들의 모임인 환자단체연합회가 '환자 샤우팅'행사를 열고 있는 이 곳에서, 6년째 의식불명 아들의 병상을 지키는 손상현(54)씨가 흐느꼈다. 대기업 간부로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가장이었던 손씨의 집에 그늘이 드린 것은 2007년 2월. 당시 고2(18세)였던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다. 수술 직전 아들은 "내 걱정은 말고 문병 온 친구들에게 밥 좀 사주라"고 아버지를 위로했지만 그것이 맑은 의식의 아들과 아버지가 나눈 마지막 대화였다. 수술 도중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은 그날부터 깨어나지 못했다. 전문의가 아닌 레지던트가 마취주사를 놓은 탓에 사고가 났다고 믿는 손씨는 이후 병원과 지리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 사이 손씨는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아들에게 한달 300만~350만원을 쏟아붓느라 32평 아파트를 팔았고, 지난해 말 직장에도 사표를 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월 200만원이 간병인 비용이다. 2007년부터 따지면 1억5,000만원 정도를 간병비로 썼다는 계산이다. 손씨는 "간병비를 건강보험에 포함시켜 가족의 고통을 덜어달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간병비를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와 함께 환자가족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꼽는다. 간병을 의료행위의 일부로 간주해 보험에 포함시키는 외국과 달리, 간호인력 역할을 환자가족이 떠안고 있는 것이 우리 실정이다. 대선후보들도 간병서비스의 급여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본인부담을 20%로 하고, 간병을 급여화할 경우 연간 4조2,383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일단 단기입원 환자를 중심으로 간호인력을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높은 간병비는 국민들이 건강보험의 보장성에 불만을 느끼게 하는 원인"이라며 "본인 부담이 높더라도 일단 간병을 급여화하면, 정부 관리하에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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