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전체 승패를 가를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선거인단 18명의 오하이오주다. 1960년 대선 이후 이 곳에서 지고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는 존 F 케네디가 유일하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오하이오주가 투표 후에도 확실한 승자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 선거 책임자이자 주 국무장관인 존 허스티드(45)가 두 후보의 당락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인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오하이오주에서 재개표가 이뤄지거나 개표 불복 사태 등 돌발 변수가 발생할 경우 허스티드 장관이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된다고 5일 보도했다.
주법에 따르면 두 후보 간 표차가 전체 투표수의 0.25%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재개표를 실시해야 하는데 이 경우 무효표를 어떻게 판정하느냐 등에 따라 승자가 바뀔 수 있다. 오하이오주가 2000년 대선의 플로리다주처럼 법적 분쟁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후보 진영은 오하이오주의 재개표를 염두에 두고 법적 대비책까지 이미 마련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허스티드 장관이 그간 보여온 언행으로 볼 때 개표 결과가 박빙으로 흐를 경우 롬니에게 유리하게 유권해석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공화당원인 그는 2000년 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는데, 앞서 이번 대선 조기투표에서 공화당 쪽이 유리하도록 투표 시간을 변경하는데 앞장서 비판받았다. 주 국무장관이 편파적 결정으로 특정 대선 후보의 편을 들어 준 예는 앨 고어와 조지 W 부시가 접전을 벌인 2000년 대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부시의 공동 선거 책임자이기도 했던 캐서린 해리스(공화당)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은 고어 측이 요구한 수작업 재검표 시한을 못 박아 일부 재검표를 무산시키고 부시 측의 승리를 선언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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