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자차보험'으로 불리는 자동차보험 세부항목에서 지금까지 가입조건이 비슷한 운전자들은 자신의 차가 충돌ㆍ접촉으로 손상되건, 침수나 폭발, 도난 등으로 손해를 입건 상관없이 똑같은 보험료를 내야 했다. 전체 자차사고 보상의 90%가 충돌ㆍ접촉 때문이지만 침수, 폭발에 대비한 보험료도 내왔다는 얘기다. 그런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10년 만에 개정돼 내년 4월부터는 운전자가 원할 경우, 충돌ㆍ접촉 사고 보장만 선택해 보험료를 30% 이상 낮출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6일 이런 내용으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개정해 내년 4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약관에 따르면 그간 표준약관에 일괄 규정돼 운전자가 사고 유형별로 선택할 수 없었던 자차보험 보상조건을 각 보험사가 따로 떼어내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2012년식 YF소나타를 모는 보험 가입경력 3년 이상의 35세 이상 운전자(부부한정ㆍ할인할증등급 14Z)가 '충돌' 사고만 보장하는 보험을 선택하면, 자차보험료가 연간 18만1,960원에서 11만7,360원으로 35.5% 줄어든다.
또 앞으로는 같은 차에 탄 여러 명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사고책임 소재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한다. 지금은 동승자 중 한 사람이라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면책사유가 있으면 모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자동차를 빌린 사람이 고의 사고를 냈을 때 임대 또는 임차 당사자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규정도 바꿔 사고와 관계없는 차주는 보상받도록 했다.
지금은 운전자가 마약, 약물복용 또는 무면허 상태로 운전하다가 무보험 자동차에 사고를 당하면 보험사의 보상책임이 면제됐지만, 앞으로는 '중과실 사고도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상법을 고려해 보험금을 주도록 표준약관을 고쳤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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