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ㆍ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어제 단일화를 위한 첫 만남을 갖고 단일화 의지를 서로 확인했다. 단독회담에 들어가기 전 문 후보는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고, 그 힘으로 정치를 바꾸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국민의 간절한 바람임을 잘 안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새로운 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잊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첫 만남이어서 구체적 단일화 일정과 방법 등에는 합의할 수 없었지만, 두 사람이 단일화 협상의 물꼬를 튼 것만으로도 국민의 답답함을 일부 덜었다고 볼 만하다. 두 후보 측이 어제의 기본 합의정신을 살려 서둘러 협상과 절차를 매듭짓고, 그 결과로서 탄생한 야권 단일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본격적 득표 경쟁에 나서길 기대한다.
이런 바람은 문ㆍ안 후보의 '새로운 정치'나 '정권교체' 주장에 공감해서가 아니다. 대신 선거구도의 불투명성과 국민 피로를 하루라도 일찍 제거하고, TV토론 등 후보검증 기회를 조금이라도 늘려 국민에 최소한의 합리적 판단 재료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는 일찌감치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지만, 오랫동안 성사 여부조차 명확하지 않아 국민의 답답증과 피로가 커졌다. 이번 대선의 특징으로 부각된 TV토론의 실종도 실은 2대1의 '불공정' 토론에 박 후보를 불러낼 합당한 논거가 없었던 때문이다. 여야가 수많은 정치개혁 방안을 밝혔지만, 다양한 분야의 쟁점을 여야 후보가 직접 다투는 연쇄 TV토론의 성사 또한 중요한 정치개혁의 하나다. 후보등록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TV토론에 돌입할 수 있게 단일화 과정을 압축하는 것이야말로 야권 후보에게 주어진 정치개혁의 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어제의 기본 합의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실현까지는 걸림돌이 적잖다. 눈앞의 정치적 이해에 연연하는 대신 양보와 타협, 승복의 자세를 굳건히 다지는 것은 그런 걸림돌의 제거에는 물론이고 정치공학 색채를 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두 후보와 진영이 이를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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