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디지털 반주·조명 퍼포먼스... "뻔하지 않은 연주회 열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디지털 반주·조명 퍼포먼스... "뻔하지 않은 연주회 열겠다"

입력
2012.11.06 11:32
0 0

"이제 나만의 색깔을 찾을 여유가 생겼어요. 한국에서 오케스트라 생활을 하는 7년 동안 연륜도 꽤 쌓였죠."

주목 받는 클라리넷 연주자인 채재일(34)씨가 22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예술가의 초상'이라는 이름으로 30대 실력파 음악가 5명을 선정해 여는 시리즈 연주회의 하나다.

2005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하던 채씨는 얼마 전 오케스트라를 그만뒀다. 본격적인 솔리스트 활동 선언 후 첫 독주회를 앞둔 그를 5일 만났다. "클래식 연주회는 음악가 자신뿐 아니라 관객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며 "뻔하지 않은 연주회를 열겠다"는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클래식 독주회는 음악가인 저마저 지루함을 느낄 때가 많아요. 대부분 프로그램을 비슷하게 짜기 때문인데 이번에 '채재일은 자기 색이 분명한 연주자'라는 인상을 남겨야죠."

1985~1991년 서울시향 클라리넷 수석을 지낸 고 채일희씨의 아들인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클라리넷을 배웠다.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밀워키 심포니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클라리넷 연주자 외에 다른 진로는 생각조차 해 본 일 없"이 한 길만 걸어 왔지만 실은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싱가포르 심포니, 말레이시아 필하모닉 등에서 객원 수석으로 연주하는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했다. 2007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오페라의 클라리넷 수석 연주자로 종신계약을 했지만 한 시즌 후에 그만뒀다. 이번 연주회 후반부에서는 피아노 대신 디지털 음원을 반주로 활용하는 이색 시도도 한다. 드뷔시 등 프랑스 곡을 연주할 전반부에 이어 후반부에는 악기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조명에 변화를 주는 등 일종의 퍼포먼스도 곁들일 생각이다.

"최근 2, 3년 새에 저보다 10년 이상 경력이 많은 외국의 대가들과 협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느낀 바가 컸어요. 여유 있는 무대 매너가 관객에게도 즐거움이 되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심각하리만큼 연주의 완성도에만 집중했거든요."

채씨는 "음악가로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알아보고 싶"은 욕심 많은 음악인이기도 하다. 서울시향의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2007년 스위스 제네바 콩쿠르 특별상과 2008년 스페인 도스 에르마나스 콩쿠르 1위에 입상했고 실내악단 금호체임버뮤직소사이어티에서도 활동 중이다. 이번 가을 학기부터는 영남대 음악학부 교수가 돼 교육자의 길도 걷고 있다.

"'이만하면 되겠지'하는 연주자가 의외로 많아요.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는 연주자는 드물죠. 저는 연주가로서도, 교육자로서도 제가 아는 한계까지 꽉 채워 능력을 발휘할 겁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