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이 구미역사를 만 3년간 무허가 불법 건축물로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 논란이다. 구미역사 복합상가 운영사인 써프라임플로렌스가 4년 전 역사 일부의 공사를 코레일을 대신해 마쳤지만 공사비를 받지 못했고, 이에 대해 써프라임은 소송에서 이겼지만 코레일과 주거래은행이 이런 저런 이유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5일 코레일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과 구미역사 복합상가 운영사인 써프라임플로렌스 등에 따르면 써프라임은 최근 대전지방법원으로부터 우리은행의 코레일 예금 등을 압류하고, 그 중 공사비 대납금 12억원을 받아가도록 하는 추심명령을 받아냈다.
이는 써프라임이 코레일을 상대로 낸 공사비 지급 청구소송에서 1, 2심까지 이겼기 때문이다. 써프라임은 코레일의 요청으로 2008년 4월 구미역사 천장과 바닥 미장 등 마무리공사를 대신했으나 공사비를 받지 못했고, 코레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1, 2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코레일은 우리은행에 대해 추심명령에 응하지 말 것을 요청했고, 우리은행은 공사비 지급을 거절하고 법원에 공탁했다.
이에 따라 써프라임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별도의 추심금지급청구소송을 제기해 강제집행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우리은행의 처사에 대해 써프라임과 하청업체들은 자살소동을 벌이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일 써프라임 하청업자들은 우리은행의 지급거절에 반발해 서울 본점 은행장실로 항의방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수십명의 청원경찰 때문에 면담이 무산되자 "법원의 추심명령을 묵살하는 글로벌 은행의 거대 공기업 눈치보기 때문에 영세기업 직원들은 목숨이 위태롭다"며 자살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은행 측은 "법원의 명령이 내려지면 통상적으로 추심금을 지급하지만 써프라임과 코레일의 다툼이 계속되고 코레일의 요청 때문에 변제공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써프라임 관계자는 "법원 추심명령의 취지가 추심금을 당연히 지급하라는 것인데, 철도공사의 눈치를 살피는 은행의 부도덕한 처사 때문에 영세기업은 줄도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코레일은 우리가 제풀에 지쳐 떨어져 나가거나 고사하도록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구미역사는 1999년 12월 종전의 경부선 철도 구미역사를 역무 및 상업시설을 갖춘 지하1층 지상5층 규모의 복합역사로 착공했으나 지금까지 미준공 상태다. 10여차례 설계변경에다 2008년 10월 완공시점에서 322대의 주차장을 추가 조성하는 조건으로 운동시설을 판매시설로 용도변경했지만, 공사 주체와 공사비 문제 등을 둘러싼 분쟁으로 아직까지 완공하지 못한 것.
코레일은 또 그 동안 여러 차례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운영하다 2009년 말부터는 무허가 불법건축물 상태로 운영 중이며, 구미시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자 납부를 거부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시는 2010년 3억5,000만원을 부과했으나 코레일이 이에 불응하며 소송을 제기, 패소하자 뒤늦게 납부했다. 또 올해 초에도 불법건축물 상태를 해소하지 않아 3억5,000만원을 재차 부과하자 서울의 대형 로펌을 앞세워 또다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