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와 젊은이들의 도쿄(東京) 생활 선호로 인해 일본 수도권지역에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가나가와(神奈川), 지바(千葉), 사이타마(埼玉) 등 수도권 지역의 2005~35년 고령화 진행률은 77%로, 전국 평균 45.1%에 비해 속도가 매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고도성장기인 1970, 80년대 지방 인구가 몰려 주민이 크게 증가한 곳이다.
최근 공개된 수도권백서에 따르면 이중에서도 가나가와현 동부, 지바현 서부, 사이타마현 남부는 2030년 85세 이상 단독세대가 특히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문은 정확한 숫자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이들 지역의 고령화 진행률이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근거로, 이들 지역의 빈집 비율 역시 2008년 전국 빈집 비율인 13.1%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신문은 유령도시 등장 시나리오의 근거로 사회구조의 변화를 꼽았다. 수도권에는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끈 단카이 세대(1947~49년 출생한 베이비붐세대)가 특히 많이 거주한다. 이들은 결혼과 함께 평균 2명의 자녀를 두면서 제2의 베이비붐(단카이 주니어)을 야기했다. 하지만 단카이 주니어 세대는 부모와 달리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아니면 아예 하지 않아 제3의 베이비붐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단카이 주니어는 자녀가 없으니 외곽의 큰 집이 필요 없고 따라서 통근에 편리한 도심 주택을 선호하고 있다. 고령자가 늘고 젊은이들은 도쿄로 돌아가는 사회 현상이 맞물려 수도권 공동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젊은이의 유출이 심해지면 해당 지자체는 학교 통폐합에 나설 수 밖에 없고 문을 닫는 상가도 속출할 것"이라며 "해당 지역이 유령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인터넷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직장인들이 도심 사무실까지 통근하지 않고도 일할 수 있게 하는 등 묘안을 짜내지 않으면 수도권의 공동화 현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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