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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내 가맹점 8곳… 한국타이어의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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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내 가맹점 8곳… 한국타이어의 '횡포'

입력
2012.11.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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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석촌동 배명고 인근 반경 2㎞ 내에는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가맹점인 티스테이션((T-station)이 8곳이나 있다. '한 집 건너 한 곳'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그야말로 다닥다닥 붙어있다. 2006년 송파점으로 가맹계약을 맺은 김모(55)씨는 "인근에 가맹점을 새로 낼 때는 기존 가맹점주의 동의가 필요한데도 한국타이어 측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져 매출이 계속 감소하는데도 부과된 할당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타이어 가격을 올리는 횡포까지 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결국 김씨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전국 시민사회단체 연합체인 경제민주화국민본부와 함께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한국타이어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경제민주화국민본부는 "한국타이어가 가맹점을 무리하게 입점시켜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침해하고 있다"며 "타이어 판매 사업은 타이어 교체 시기가 잦지 않다는 점에서 사업장이 밀집될 경우 고객 확보를 위한 과도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국민본부에 따르면 2008년 223개이던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의 전국 가맹점수는 현재 440개로 배 가까이 늘었다. 석촌동 외에도 서초구, 양천구, 광주 북구, 대전 서구, 울산 남구 등에 6개 이상의 매장이 밀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가 이렇게 횡포를 부릴 수 있는 배경은 뭘까. 관련 법에 현실적인 거리 제한이 없어 가맹사업자가 바로 코 앞에 새 가맹점을 차려도 제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가맹점의 영업지역을 무시한 마구잡이 출점은 까다로운 가맹점주를 길들이거나 내쫓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실제 골프의류 브랜드 루이 까스텔은 계약 해지를 거부한 대리점 맞은 편에 대형 점포를 열었으며(본보 10월 29일자 18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도 해지를 거부한 가맹점 인근에 가맹점을 추가로 열었다.

전문가들은 가맹사업주의 횡포를 근절하려면 영업지역 보호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국장은 "대리점, 판매점, 특약점, 가맹점 등을 불문하고 영업지역을 보호할 수 있는 합리적인 거리 기준을 도입하는 게 시급하다"며 "본사만 배부르고 가맹점은 죽도록 경쟁해야 하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올해 제과제빵 500m, 치킨 800m, 피자 1,500m 등 가맹점 간 거리 제한을 만들었고 조만간 커피전문점과 편의점도 추가할 계획"이라면서도 "이 밖의 업종에 대한 거리 제한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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