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수능이 끝나면 당장 10일부터 2차 수시모집 논술고사가 시작된다. 수능 전 치러진 수시 1차 논술고사 경향을 보면 교과서를 중심으로 어렵지 않은 제시문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교과서의 '학습활동 문제', '생각해 볼 문제' 등을 활용해 고교과정의 기본 개념을 숙지하고, 대학별로 정형화돼 있는 문제유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요 대학별 논술 대비법을 대성학력개발연구소, 메가스터디, 비타에듀, 유웨이중앙교육, 종로학원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교과서 학습활동 문제 활용
수능 전 논술고사를 치른 연세대 이화여대 건국대 등 10여개 대학의 논술 문제는 대체로 평이했다. 고교 교과와의 연계가 강화됐고, 유형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연세대는 EBS 언어교재에 나온 '노처녀가'를 제시문으로 출제했고, 이화여대도 인문계 논술 4개 제시문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냈다. 영어 제시문도 외국어영역 성적이 2~3등급 정도인 학생이라면 쉽게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 건국대도 논술 제시문이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그대로 나왔고, 주제도 출제 빈도가 높았던 분야에서 나와 예측이 가능했다.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치르게 될 대학들도 고교 교과과정 중심의 쉬운 제시문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교과서에 나온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하게 숙지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과서의 '학습활동 문제'나 '생각해 볼 문제' 등은 발문의 형태이지만 논술고사 대비에 적절하므로 적극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또 대학별로 정형화된 문제 유형이 계속해서 출제되고 있기 때문에 지원 대학의 기출 문제와 모의 논술 문제를 꼼꼼히 분석, 맞춤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하지만 제시문이 쉽고 자주 나오는 개념이라고 해서 논술의 난이도가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있다. 어수창 강남비상에듀학원 논술강사는 "논술고사는 경쟁을 통한 선발의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쉬운 제시문이라 하더라도 수험생이 갖고 있는 능력에 따라 그 해석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문계열, 유형별 반복 연습
문제나 제시문은 쉬워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험생은 지원한 대학의 모의논술을 통해 출제 유형을 익혀둬야 한다. 인문계열 논제는 단문 요약형, 비교·요약형, 비판·분석형, 자료분석형, 복합·응용형 등 다양하게 출제되고 있다.
서울시립대 인문계 논술에서는 제시문을 요약하고 다른 제시문과 비교하는 문제가 나오는데 반드시 두괄식 구성으로 써야 한다. 또 제시문의 요약에 들어가는 분량은 최대한 줄이고, 본인의 견해를 참신한 사례와 함께 서술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성균관대는 문헌 텍스트뿐만 아니라 그림이나 표, 수치 데이터, 사진 등 다양한 텍스트를 보여주고 이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요구하는 문제를 내왔다. 답안의 형식이나 분량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해석 능력을 발휘하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통계 자료의 분석을 위해서 확률과 통계 공부에 힘써야 한다.
한양대 인문계열 논술은 전반적인 기조가 기출 출제경향과 비슷하기 때문에 기출문제 위주로 준비하면 문제없다. 답안이 1,450자를 초과하거나 1,350자 미만일 경우 1점이 감점되고, 1,050자 미만일 때는 30점이 감점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세부 논제가 5~6개인 상경계열 수리논술은 논제간 결합도가 긴밀해져서 첫 문제를 잘못 풀면 다음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도 영어 제시문이 2개나 되지만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난이도다. 분량도 150개 단어 내외여서 의미 파악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 기출이 답이다
자연계 논술 또는 인문계 중 수리형 논술은 대부분 출제 주제가 한정돼 있어 반드시 기출문제를 훑어야 한다. 최소한 3년치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유형이 비슷한 다른 대학의 기출도 보면 좋다.
경희대 사회계열 논술은 앞의 제시문과 연관지어 수리적 결과를 해석하는 문제가 항상 나오고 있는데 주로 방정식과 확률에서 출제된다. 수리 문제는 제시문과 질문에 거의 모든 힌트가 있다. 인문예체능 계열 논술은 영어 제시문 분량이 긴데다 요약 문제가 출제되는 만큼 정확한 독해력이 요구된다.
고려대 인문계열 수리 논술형 문제에서는 확률과 통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자주 출제돼왔다. 화폐의 이자율을 고려한 시간가치, 탄력성 계산 등도 나올 수 있다. 명제, 사건, 행렬, 수열, 확률과 통계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정리해둬야 한다. 자연계열 과학 논술 문제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교과의 Ⅰ과목은 물론, Ⅱ과목에 해당하는 개념도 나오기 때문에 깊이 있는 학습이 필요하다.
서강대 자연계 논술의 수리 문제는 대체로 고등학교 수학 교과에서 다루는 내용이 출제됐다. 서술 형식의 제시문은 가상의 조건과 함께 제시되므로 기출 문┯?통해 제시문의 내용을 문제에 적용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두 문항 중 한 문항은 어렵게 나올 수 있다.
수년 동안 출제 경향을 유지해 온 중앙대의 경우 간혹 어려운 제시문도 나오지만 논술 준비를 꾸준히 해온 수험생이라면 논점 찾는 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평이하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최근 논술의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가 논제의 요구사항이 아주 구체적이라는 점"이라며 "자신이 없는 부분은 생략하고, 자신 있는 부분에만 집중하는 학생이 있는데, 생략한 부분에서 감점이 크면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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