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545만명,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한 명은 노인이고, 우리나라의 총 인구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1%라고 한다. 앞으로 이런 상태로 간다면 2020년 15%, 2030년 24%, 2050년 38%가 노인 인구이며, 2040년부터는 2명이 일을 해서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고 한다.
작년 여름에 노인 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 곳에는 치매, 중풍을 앓고 있는 노인들이 자신이 원해서든, 자식들의 뜻에 따라서든 그곳에서 생활하게 된 노인들이었다. 그런데 가까이에서 몸이 불편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니, 오래 산다는 것은 분명 축복임에 틀림이 없는데, 이 기사 내용대로라면 노후대비를 위해서 가입하고자 하는 보험조차도 60세가 넘으면 가입조차 불가능한 현실에서 이분들의 지금의 삶이 과연 행복할까 하는 의문점이 들었다.
솔직히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노인 문제에 별다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생활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사회에서 소외되고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병들어서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노인들이 많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다. TV에서 노인 교통사고 사망, 가족들의 노인 학대 신고, 노인 자살률이 전체 자살률 평균의 2배 이상이며 일본, 미국보다 4~5배 높은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라는 것과 독거노인이 쓸쓸히 혼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孤獨死)' 문제에도 별다른 생각 없었다.
그런데, 봉사활동 이후 지난 여름부터는 이런 뉴스를 들으면서 이러한 문제가 우리나라의 또 다른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에도 간혹 등이 굽은 할머니가 폐지를 끈으로 묶어 손수레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힘들게 끌고 가는 모습을 보게 되면 시선을 뗄 수가 없다. 무료 점심을 먹기 위해서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고 골목마다 폐지와 빈 병 등 돈이 될 만한 것을 앞다투어 집어가는 모습은 젊은이들의 생존경쟁 이상의 절실함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분들은 대한민국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오신 분들일까? 이 분들도 지난 날 너나 할 것 없이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이었을 것이고 열심히 살아온 분들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4만, 5만달러인 나라로 성장하는데 이분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성장기반이 된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빈부격차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해도, 적어도 젊음을 바쳐 열심히 살아온 노인들이 불편한 다리를 끌면서 단돈 몇 백 원을 벌기 위해서 길거리를 헤매는 안타까운 일은 없어야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노후 문제를 개인적인 준비에만 의존시켜 방치하지 말고 국가적 차원에서 장기적이고, 제도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이상 노인으로 인정되는 연령을 높이고, 정년의 시기를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까지 확대 실시하여, 이러한 제도적 인식을 국민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소일자리를 더욱 확대하고 이들이 갖고 있는 숙련된 노하우를 젊은이들에게 전수하는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예를 들어 청년들이 외식분야에 창업을 할 때, 전통음식의 비법과 현대 음식을 결합하여 새로운 퓨전음식 문화를 창출해 낸다면 분명 전 세대 계층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독특한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인층의 멘토 역할로 인해 젊은층과 노인층의 관계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게 되고, 노인을 단순히 물리적인 나이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노인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며, 이러한 인식이 또 다른 행복함과 만족감으로 가져와 누군가에게 짐이 아닌 중요한 존재라는 걸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제 노인들이 10월 2일 '노인의 날' 하루만 행복한 것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한 365일 내내 '노인이 행복한 나라, 대한민국'이 되어 그들의 미소가 우리에게도 기쁨으로 전해지길 기대해 본다.
문경림 서울 한가람고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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