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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안산 영어마을, 내달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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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안산 영어마을, 내달 문 닫는다

입력
2012.11.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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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에 허덕여온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가 결국 문을 닫게 됐다. 국내 영어마을의 효시인 안산캠프가 무너지면서 사정이 비슷한 다른 영어마을들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도는 안산캠프를 민간위탁 중인 삼육SDA교육과 다음달 2일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대신 도는 안산캠프를 리모델링해 바로 옆에 있는 경기도청소년수련원과 통합 운영하거나 안산시 선감도 일대에 조성 중인 제2도립 수목원의 체류형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도는 이미 올 8월 한국생산성본부에 기능전환 용역을 의뢰했고, 실무부서 및 유관기관들과 향후 활용방안 협의에 착수했다.

1999년 지어진 공무원연수원을 리모델링해 2004년 8월 개원한 안산캠프는 명실상부 국내 1호 영어마을이다. 영어마을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안산캠프를 시작으로 2006년 4월 국내 최대 규모인 파주캠프를 조성하며 전국에 영어마을 열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안산캠프는 개원 첫해 적자 118억원을 시작으로 2005년 182억원, 2006년 33억원의 적자를 내며 경영난에 허덕였다. 급기야 2008년 4월 민간에 위탁된 뒤에도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그쳐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일부 기업들이 빠져나갔다. 운영이 어렵다 보니 시설 개ㆍ보수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지난 8월 도소방재난본부 안전점검에서는 누수, 곰팡이, 균열 등이 다수 발견되는 등 시설도 상당히 노후했다.

심각할 정도의 재정난을 겪는 것은 역시 민간에 위탁한 경기영어마을 양평캠프나 도가 직영하는 파주캠프도 별반 차이가 없다. 도 입장에서는 경기침체로 가용재원이 줄어든 마당에 매년 적자를 보전하는 게 갈수록 부담이 되고 있다. 그렇다고 비용을 현실화하면 영어 공교육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져 영어마을 존립 의미 자체가 사라져 버리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지자체가 운영 중인 영어마을만 30개 정도이다. 민간 영어마을까지 합치면 숫자는 더욱 늘어난다. 영어마을 열풍은 가라앉고 있는데 시설은 포화상태여서 다른 곳들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학생들의 호응도가 떨어지는 안산캠프를 다른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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