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는 중국과 일본 등에서 온 수 십 여명의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수 싸이의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 사옥 앞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관광객 빈테 살림(24)씨는"싸이의'강남스타일'뮤직비디오를 유트브 사이트에서 보고 직접 눈으로 '강남 스타일'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며 "평소 K-POP에 관심이 많아 한국을 방문한 기회에 이곳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 관광객들이 '강남'에 몰리면서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JYP 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에 위치한 한 도너츠 전문점의 경우 최근 매출이 20% 가까이 상승했다. 이 매장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 가게 영업을 새벽 2시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형 연예 기획사가 밀집한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을 잇는 1.08㎞에 이르는 구간에는 현재 별다른 안내 표지판이나 관광 안내소 같은 시설이 전무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가로등 분전함과 옥외 변압기 등이 곳곳에 설치된 거리에는 특별히 눈길을 끌만한 조형물 등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강남구는 최근 이 같은 상황에서 강남의 심장부인 압구정~청담동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한류 스타의 거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건국대 연구팀에 의뢰해 지난 7월부터 2개월의 연구 끝에 작성된 연구에 따르면 강남구는 올해부터 4년간 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압구정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부터 청담동 큐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 이르는 1.08㎞ 구간을 한류 스타의 거리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올해 SM타운 앞에는 한류 스타의 거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설치된다. 또 내년부터는 거리 바닥에 한류 스타들의 핸드 프린팅 동판이 설치되고 각종 한류 공연 영상을 상영할 수 있는 가로 시설물인'미디어폴'이 들어서게 된다. 아울러 해외 각국의 한류 팬들이 인터넷과 핸드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류 스타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면 실시간으로 메시지가 구현되는 일종의 디지털 보드판인'팬들의 소리벽'과 건물 외벽에 한류 관련 영상을 송출하는 대형 광고판인 '미디어 파사드'도 설치키로 했다.
한류스타의 거리 조성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문종범 건국대 교수는"장기적으로 한류 붐을 강남의 명품 이미지와 연계해 나갈 수 있도록 한국의 첨단 IT 기술을 결합해 거리를 꾸밀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한류 스타의 거리'가 프랑스의 샹젤리제 거리처럼 한국의 고급화된 상류 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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