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의 기업어음(CP) 부당발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LIG그룹 오너 일가의 800억원 대 배임ㆍ사기 혐의를 추가 적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윤석열)는 LIG건설이 자금난에 빠지자 지난해 초 새마을금고로부터 400억여 원을 급히 대출 받고, 이후 ㈜LIG의 돈을 빌려 상환한 일련의 자금흐름에 업무상 배임 혐의가 짙다고 판단, 최근 LIG그룹 오너 일가와 새마을금고 임원 등을 소환 조사했다. 대출 시점인 지난해 초는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이어서 LIG오너일가 등 그룹 회장단이 LIG건설이 사실상 회생불능 상태의 자금난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LIG의 자금을 끌어들여 LIG건설의 대출금을 갚는데 쓴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아울러 LIG건설이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것을 알고도 지난해 초 공사 현장의 하도급업체들을 상대로 400억 원대 자산담보부 어음(AB CP)을 발행한 사실을 추가로 적발했다. 특히 이 가운데 280억여 원의 CP는 이미 시장에 풀려 지난해 3월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CP 매입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LIG건설의 1,800억원대 사기성 CP 발행 혐의로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전 LIG건설 대표이사) 등 LIG 임원들을 구속했다.
한편 구본상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영장실질심사에서 CP발행의 지시 책임을 구자준(62) LIG손해보험 대표이사에게 돌렸다가, 재판부가 구자준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낮은 점 등을 들어 의심하자 "아버지(구자원 회장)의 재가를 받았고, 아버지가 지시한 것"이라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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