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원이 올 시즌 마지막 슈퍼 매치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8라운드에서 양 팀은 한 골을 주고 받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축구에서 무승부는 승리에 가깝게 해석되는 경우가 있고, 패배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양 팀은 이날 서로 "실질적인 승리는 우리가 거뒀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양보란 있을 수 없는 팽팽한 라이벌 의식을 잘 반영한 장면이다.
수원은 후반전과 추가 시간을 합해 50분 넘도록 10대 11의 수적 열세 속에 경기를 치렀다. 주도권을 내줬지만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과 수비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 방어로 후반 40분까지 1-0으로 앞섰지만 정조국에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수원은 서울 정조국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라며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기 후 윤성효 수원 감독은 항의에 대해"그렇게 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희비가 엇갈리는 부분에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며 판정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하지만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후반전에 경기를 잘했고 비겼지만 승리한 기분"이라고 '실질적인 승자'는 수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은 무승부에 아쉬움이 남을 법하다. 수원전마다 반복되는 불운이 어김 없이 찾아 들었다. 전반 23분 한태유의 수비 실책으로 선제골을 헌납한데 이어 골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반 36분 몰리나의 프리킥 슈팅은 정성룡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24분 정조국이 골키퍼와 일대 일 찬스에서 날린 슈팅은 오른쪽 골 포스트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정조국은 경기 후 "'이러다가 그만인가'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은 연패를 끊은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오늘 얻은 승점 1점이 우승으로 가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며 "결과에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될 듯 말 듯 안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느긋할 수가 없었다"며 타 들어가던 후반전 심정을 밝혔다. 그는 또 "이기진 못했지만 오늘 딴 승점 1점은 3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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